광진구 특별한 ‘생일축하한데이’
구청장·부구청장 공무원 생일잔치
소통에 기반, 처우개선·역량강화도
“회사 내에서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구청장·부구청장까지 함께하는 자리라고 하니 긴장되고 부담됐어요.”
서울 광진구 행정지원과에 근무하는 박주영 주무관. 비슷한 시기에 생일인 직원들과 함께 오랜만에 ‘생일잔치’를 했다. 성인이 된 이후에는 집에서건 회사에서건 간단한 인사를 건네고 마는데 올해는 달랐다. 그는 “친한 동료들이 ‘특별한 생일을 보내자’고 제안해 망설이면서 참석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며 “주변에 참석 안하면 손해라고 자랑해야겠다”고 덧붙였다.
10일 광진구에 따르면 구는 두달에 한번꼴로 생일을 맞은 직원들을 위한 소박한 잔치를 연다. 민선 8기 들어 김경호 구청장이 주민만큼이나 공무원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데 따라 마련하는 자리다. 꾸준한 소통을 통해 수요자 중심 처우개선이나 역량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궁극적으로 행정서비스 품질을 높인다는 취지다.
생일잔치는 두달에 한번 꼴로 열린다. 지난해에는 홀수 달에 생일을 맞은 직원들을 챙겼고 올해는 짝수 달이다. 해당 월에 생일이 포함된 직원들 가운데 신청을 받아 운영한다. 주로 참여하는 젊은 직원들이 즐겨찾는 카페에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케이크를 자른 뒤 잔치에 참여한 직원들이 서로 친해질 시간을 갖는다. 생일에 얽힌 일화를 공유하고 한명씩 꽃다발을 전달하고 단체사진을 찍으면서 마무리한다.
직원들은 1시간여동안 이어지는 흥겨운 시간도 의미가 있지만 업무와 관련되는 부분에서 직·간접적인 지원을 느낄 수 있었다며 반긴다. 박 주무관만 해도 “아파도 힘들어도 출근하는데 ‘회사에 나오기 힘든 시기가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안도했다”며 “신경을 써주려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얘기했다. 실제 김 구청장은 “평소에 불편한 일, 힘든 일이 있으면 얘기해 달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그런 만큼 생일잔치를 비롯한 직원들과의 소통은 그 자체로 그치지 않는다. 광진구는 수요자 의견에 기반해 처우 개선과 역량 강화라는 결실로 이어지도록 힘을 쏟고 있다. 직원들 사기 진작을 위해 도입한 ‘중요직무급’도 그 중 하나다. 수행하는 직무의 중요도와 난이도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선정된 직원 55명에게 매달 10만~15만원 수당을 6개월간 지원한다. 업무실적이 뛰어난 직원은 특별 승급 대상이 된다.
특히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 목소리는 김 구청장에게 우선 순위다. 매주 두세차례 진행하는 회의 자료를 없앤 뒤에는 직원들이 업무 부담이 줄었다며 환영한다. 관행적으로 추진하던 업무를 줄이기 위해 머리를 맞댔는데 ‘1부서 1복지시설 결연사업’ 등 총 26개 업무가 통합되거나 사라졌다. 구는 “일하는 조직 분위기가 자연스레 조성되고 있다”며 “업무 능률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에서 정한 숙박시설 이외에 개인이 선호하는 시설을 이용하면 비용을 지원하거나 직원 휴게실에 안마의자와 커피기계를 도입하는 일은 ‘사소한’ 부분에 속한다. 악성 민원에 대응하는 직원들 보호체계를 마련하고 혹여 마음을 다친 경우 휴식과 재충전 기회를 제공하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구청장과 함께 열심히 일해 준 직원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이라며 “꾸준히 소통하며 이를 토대로 유연한 조직문화와 쾌적한 근무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