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보문산 개발사업 논란 격화
케이블카 민자협상 흔들
계속추진-즉각중단 팽팽
대전시가 추진하고 있는 보문산 개발사업이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전망타워 건설에 이어 케이블카마저 대전시가 직접 나서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9일 시 확대간부회의에서 “보문산 개발사업(보물산 프로젝트)과 관련해 전담팀(TF)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민간투자가 여의치 않을 경우 대전도시공사와 시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물산 프로젝트’는 대전 중구에 위치한 보문산 일대에 전망타워 케이블카 워터파크 숙박시설 등을 갖춘 체류형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는 여기에 보문산 주변에 위치한 오월드(대전 동물원) 베이스볼드림파트(야구장) 등을 연계, 중부권 가족단위 관광의 중심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대전시는 당초 ‘보물산 프로젝트’에 민자를 유치할 계획이었지만 실패했다. 결국 대전시는 이들 사업을 나눠 전망타워 사업은 시 재정으로 추진하고 케이블카 사업은 올해 1월 계룡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협상을 이어갔다.
하지만 최근 경기침체가 계속되자 케이블카 사업 협상마저 흔들리기 시작했다. 적자보전 등 운영에 대한 이견 때문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이달 안에 케이블카 협상을 마무리하고 협상이 실패할 경우 시 재정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블카 사업마저 시 재정투입 가능성이 제기되자 보문산 개발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전망타워의 경우 사업비가 350억원으로 추산되지만 케이블카는 최소 2~3배 규모가 더 투입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향후 운영비까지 고려하면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보문산 난개발반대 시민대책위원회’는 9일 성명을 내고 “민간기업도 사업성이 없다고 무산시키는 마당에 시민의 혈세를 들인 케이블카 추진을 시민들이 납득하기는 더 어렵다”며 “무책임한 계획은 결국 혈세를 낭비하고 시민들이 짊어질 세금부담만 남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문산은 자연에 깃들어 사는 생명과 도심을 사는 시민이 만나는 공존의 장이자 기후재난을 대비할 녹지공간”이라며 “지금이라도 산림을 보전하면서 주민참여사업을 발굴하고 생태·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