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에 특화된 ‘디딤펀드’ 25일 공동 출시

2024-09-10 13:00:12 게재

디폴트옵션제도에서 자산배분 더 중요

수익관리 어려운 초보 투자자에게 적합

금융투자협회가 올 초부터 자산운용사들과 공동으로 추진해 온 디딤펀드가 오는 25일 출시된다. 퇴직연금에 특화됐다는 평가를 받는 디딤펀드를 통해 투자자들이 손쉽게 퇴직연금 상품에 가입하고, 디딤펀드가 자산배분형 대표 펀드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자산운용사 25곳에서 각 1개 펀드 =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오는 25일 자산운용사 25곳에서 디딤펀드 상품 1개씩 출시하고 증권사를 통해 판매를 개시한다.

디딤펀드는 주식이나 채권 등 다양한 자산군을 대상으로 운용사 고유의 역량이 반영된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중장기 수익을 추구하는 연기금형 자산배분펀드 상품이다. 금투협은 호주의 마이슈퍼(MySuper)와 유사하게, 자산운용사별로 한 개의 디딤펀드만을 출시하게 하고, 디딤펀드라는 공통 브랜드로 협회가 통합 관리함으로써 홍보와 마케팅을 효율화한다는 전략이다. 자산운용사들은 기존 타깃 리스크 펀드(TRF) 상품을 활용하거나 신규 상품으로 설계해 제시할 수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업계 공동 브랜드 디딤펀드를 통해 건전한 자산배분형 연금투자 문화 확산에 기여하는 것에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금시장에 대표적인 펀드는 타깃 데이트 펀드(TDF)와 TRF, 타깃 인컴 펀드(TIF) 등 3가지가 있다. TDF는 은퇴 시기에 맞춰 투자자산의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결정한다. TRF는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 성향에 따라 위험도가 낮은 펀드부터 높은 펀드까지 선택해 투자할 수 있는 펀드 상품이다.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도 투자자산 비중이 일정하게 조정된다는 특징이 있다. TIF는 은퇴 후 연금 인출 시기, 연금소득을 사용하면서도 잔여 자산에 대한 시장 방어를 추구하고 장수 리스크, 물가 상승 등에 대비하고자 하는 상품이다. TDF는 은퇴시점까지 자산 형성에 초점을 맞춘 상품이라면 TIF는 그동안 모아둔 목돈을 현금흐름으로 변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TRF는 은퇴 시기가 아닌 위험 수준을 타겟팅하는 상품이다.

◆TDF 위주로 고착화된 시장 한계 극복 = 디딤펀드는 퇴직연금의 운용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퇴직연금제도가 활성화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은 운용 성과를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산운용사가 할 수 있는 수단은 종목 선택이 아닌 자산배분이다. 특히 디폴트옵션제도에서 자산배분펀드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디폴트옵션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된 연금 선진국에서 확정기여형 적립금의 대부분이 TDF로 운용된다. 사전지정운용제도로 설계된 우리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의 적격상품 역시 대부분 TDF의 포트폴리오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사전지정운용으로 설계된 우리 디폴트옵션 제도에서는 타깃 데이트 펀드(TDF) 구조의 자산배분펀드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사전지정운용제도의 실행 구조를 감안할 때 적격상품에 적합한 자산배분펀드는 TRF 유형”이라며 “특정 위험량을 목표로 다양한 운용 자산의 조합과 상시적 리밸런싱을 제공하는 단일 상품으로서의 자산배분펀드가 더 적합하다”고 강조했다.하지만 현재 사전지정운용제도의 적격상품에는 극히 소수의 TRF 상품만이 편입되어 있다. 퇴직연금의 적격상품으로 승인 받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검증된 운용실적이 필요한데, 우리 공모펀드 시장에는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TRF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남 연구위원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시장에서 자산배분펀드의 의미와 효용성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TDF 중심으로 구축된 기존 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이라며 “효율적이고 검증된 자산배분펀드의 제공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자산운용업 본연의 역할이라는 측면에서 대단히 의미 있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9일 금융투자협회는 '디딤펀드· 슬로건 숏폼영상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사진 금융투자협회 제공

◆간단한 분산투자·단단한 연금준비 = 한편 9일 금투협은 ‘디딤펀드 슬로건·숏폼영상 공모전’에 대한 시상식을 개최했다. 공모전은 디딤펀드 출시를 앞두고 디딤펀드의 브랜드 홍보와 콘텐츠 발굴을 위해 추진되었으며,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의 공모 기간 동안 슬로건과 숏폼영상 부문 합산 총 509개의 작품이 접수됐다.

응모작 중 본회 및 운용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 심사 결과 6개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으며, 수상자에게는 금융투자협회장상과 상금 총 300만원을 수여했다. 대상에는 “간단한 분산투자·단단한 연금준비, 디딤펀드!”가 뽑혔다. 디딤펀드를 통해 어려울 것 같았던 분산투자를 일반 근로자들도 쉽게 할 수 있음을 표현하고, 디딤펀드를 통한 분산투자를 통해 단단하고 성공적인 연금준비가 가능함을 표현한 점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유석(사진 왼쪽에서 네번째) 금투협 회장은 “이번 공모전에 대학생·사회초년생부터 은퇴기에 접어든 분들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관심을 갖고 참여해 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달 25일 공동 출시되는 디딤펀드가 자산배분의 분산투자를 통해 국민의 단단한 연금투자 문화 확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업계와 함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금투협과 업계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발굴된 콘텐츠들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슬로건부문 대상작을 디딤펀드 공식 슬로건으로 채택해 후속 홍보활동에 사용하고, 숏폼영상 부문 수상작들은 본회 유튜브를 통해 대외 공개할 예정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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