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글로벌 반도체동맹에 인도 추가
인도 반도체 생태계에 투자
미국이 글로벌 기술공급망을 재편하려는 국무부 주도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인도의 반도체산업 확장에 투자할 계획이다.
9일(현지시각)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이날 미국과 인도 양국은 뉴델리에서 미-인도 반도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미 국무부 무역정책·협상 담당 차관보 로버트 가베릭은 성명에서 “인도의 반도체 산업을 양국과 전세계의 이익을 위해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국제 기술안보·혁신(ITSI)’ 펀드를 만들어 코스타리카 인도네시아 케냐 멕시코 파나마 필리핀 베트남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에 인도가 8번째로 추가됐다.
포린폴리시는 “인도를 비롯한 8개국은 다양한 전자기기에 사용하는 칩을 만드는 제조공정의 최종단계인 조립, 테스트 및 패키징 역량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투자의 정확한 성격과 규모는 인도의 반도체 생태계를 검토한 뒤 정해질 예정이지만, 주로 인력개발과 기술교육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국무부 관계자는 “인도는 반도체 분야에서 자연스러운 파트너다. 우리는 인도와 함께 이 기회를 모색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ITSI는 반도체 제조 생태계를 미국으로 다시 유치하기 위한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의 일부다. 미국 바이든정부는 반도체과학법에 약 530억 달러의 정부 보조금과 투자금을 책정했다.
ITSI펀드는 5년간 5억달러 규모로 조성되며, 미국의 제조 노력을 보완하기를 희망하는 전세계 우호국가의 반도체 생태계에 투입된다. 미 국무부는 이 이니셔티브에 따라 매년 1억달러를 지원하며, 이 가운데 2000만달러가 파트너 국가들에 지급된다.
ITSI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미 국무부 전 차관보 라민 톨루이는 “이 투자는 촉매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다. 민간 부문에 매력적인 기회를 더 많이 창출할 수 있다”며 “이는 미국에도 좋고 파트너 국가에도 좋으며 궁극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탄력성에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각국 정부는 자급자족적이고 탄력적인 제조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반도체산업에 각종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인도는 반도체 제조에 약 90억달러의 정부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워싱턴 국빈 방문 기간에 “인도에 약 30억달러를 투자해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