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장거리미사일 허용은 나토 참전 의미”
“나토위성 사용해야만 가능”
“갈등의 본질을 바꾸는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서방 무기 시스템을 사용하여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사실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와의 분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푸트니크는 13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12일 러시아 텔레비전과 인터뷰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서방의 모든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군대가 서방의 현대식 장거리 정밀 시스템을 사용해 (독자적으로) 공격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며 “이것은 우크라이나가 가지고 있지 않은 위성의 정보를 사용해야만 가능하다. 이 데이터는 유럽연합 또는 미국의 위성, 즉 나토 위성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매우 중요한, 아마도 핵심은 오직 나토 군인들만이 이 미사일 시스템에 비행 임무를 부여할 수 있다”며 “따라서 이것은 우크라이나 정권이 이러한 무기를 사용하여 러시아를 공격하도록 허용할지 여부에 관한 것이 아니라, 나토 국가가 군사 충돌에 직접 관여하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이같은 결정이 내려진다면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미국,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참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것은 물론 갈등의 본질을 바꾸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는 나토 회원국인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와 전쟁을 벌인다는 것을 의미하고,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분쟁의 본질 자체의 변화를 염두에 두고, 우리에게 가해질 위협에 기반해 적절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나토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에 스톰 쉐도우와 에이테큼스(ATACMS) 등 장거리 미사일을 보냈고, 서방은 지금까지 이를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나 돈바스를 공격하는 데 사용하도록 제한했다.
그러나 지난 며칠 동안 미국과 영국은 이러한 무기가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데 사용될 수 있도록 허용할 수 있음을 잇달아 시사해 왔다.
특히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이 지난 1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동반 방문해, 우크라이나 고위지도자들을 만나 양국이 제공한 미사일을 러시아 목표물 타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히는 등 사실상 ‘허용’쪽으로 무게 추가 기우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편 영국 언론은 11일 런던이 이미 러시아를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스톰 쉐도우 순항 미사일 사용을 조용히 승인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