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금리인하 임박…엔화 강세 변동성 경계
9월 점도표·파월 발언 통해 향후 통화정책 기조 확인
금융시장 주요 변수 ‘엔 캐리 청산 매물 출회’ 불가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가 임박했다.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0.25%p 인하하고 점도표 수정을 통해 금리인하 폭에 대한 기대치를 열어둘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0.25%p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한 반면,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1%로 인상할 계획을 세우는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각자도생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매파적 일본은행(BoJ)과 엔화 강세에 대한 경계심도 재부각되고 있다. 엔화의 급격한 강세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FOMC, 2년 6개월 만에 금리인하…시장전망은 0.25%p↓ =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가 있는 다음 주에는 주요국 통화정책 회의가 잇달아 열린다. 미 연준은 19일 새벽 9월 FOMC 회의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 2022년 3월부터 2년 6개월간 11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해 온 미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인하 폭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0.25%p로 모아진다. 일부에서는 빅컷(0.50%p 금리인하) 등 큰 폭의 금리인하도 제기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경기 침체 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빅컷의 금리인하는 오히려 경기에 대한 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보다는 향후 금리인하의 강도를 제시하는 방향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업률과 경제성장률 전망치 등을 활용해 부정적인 내러티브를 완화하고 경기연착륙 전망을 강화하고자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점도표와 연준의 스탠스 중요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주 9월 FOMC에서는 6월에 이어 새로운 9월 점도표가 발표되고 이 점도표가 보여주는 연준의 금리인하 경로의 가정이라고 할 수 있는 수정 경제전망이 발표된다. 9월 FOMC에서 금리인하 결정 자체도 중요하지만 투자자들이 더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연준의 시선과 가정이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와의 괴리를 줄일지 아니면 그대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확대될지에 있다.
투자자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9번의 금리인하를 기대하는 반면, 지난 6월 FOMC에서 제시된 연준의 점도표는 2026년까지 9번 금리인하를 밝힌 상황이다. 이번 회의에서 점도표의 수정을 통해 올해 한 차례 정도 그칠 것으로 예상했던 금리인하 전망을 세 차례 정도로 확대한다면 9월에 이어 11월과 12월에도 금리인하가 추가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 금리인상 전망 = 20일에 열리는 일본 BOJ의 금융정책위원회를 앞두고 최근 BOJ 주요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엔화 변동성 확대 시 엔 캐리 청산 매물 출회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엔달러 환율은 140엔대에 육박했다. 지난 7월 말 BOJ 통화정책회의에서 0.25%로 인상한 직후 160엔대에서 141엔까지 단기간에 급등했던 수준까지 재진입한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초 1차 매물소화가 전개됐고 엔화 투기적 포지션 또한 순매수 전환됨에 따라 8월 대비 매물 규모는 제한적이겠지만 9월에 계절적으로 유동성이 위축(법인세 납부, 유대교 신년 등)된 상황에서 엔 캐리 청산의 시장 영향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형 변수 산적 = FOMC 결과가 발표된 이후에도 미 대선 승부의 윤곽이 잡히기 전까지 변동성 높은 장세가 이어질 것이다. 그간 수면 아래 숨어있었던 미 대선 트레이딩은 첫 대선 후보 토론회를 기점으로 재차 수면 위로 부상 중이다. 연준발 고강도 긴축 국면의 마무리를 앞두고 있지만, 초대형 정치 이벤트인 미 대선이라는 불확실성은 이제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여부에도 주목했다.
1980년대 후반 이후 8차례 금리인하 사이클에서 주식의 성과는 엇갈렸다. 경기 침체를 동반한 4차례 금리인하 국면에서 주식은 대체로 부진했으나 경기 침체가 나타나지 않은 경우에는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 따라서 2025년까지 경기 침체 여부에 따라 금리인하 속도가 달라질 것이다. 하 연구원은 “완만한 금리인하 시나리오 하에서는 높은 주가 밸류에이션과 기업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등이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라며 “대선 이후 새로운 정책 모멘텀이 나오기 전까지 주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경기 침체를 동반한 급격한 금리인하 시나리오 하에서는 위험자산인 주식시장 변동성이 높아진다”며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 주식에 대해서는 중립 수준의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