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K기념품 뭘 사나 봤더니
출국 전 공항 ‘K약과’는 못참지
인삼·마스크팩 대량구매 옛말 … 손수제작 화장품·체험형의류 매장 외인MZ 문전성시
외국인 관광객은 K(한국)기념품으로 뭘 사가지고 출국할까.
당장 떠오르는 건 인삼(홍삼)이나 김 아니면 마스크팩 같은 화장품. 코로나 19 대유행 전까만 해도 중국 관광객(유커)을 중심으로 외국인들이 바리바리 챙겨갔던 K상품들이다. 5년이 흐른 지금은 다르다. 그 때와 양과 질 모두 확 바뀌었다. 외국인 관광객수는 코로나19 이전수준으로 회복했지만 K기념품 선호도가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관광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이 관광상품 판매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선정한 외국인 관광객 한국여행 인기 기념품 면면만 봐도 그렇다.
크리에이트립 측은 “최근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따져 본 외국인 한국여행 인기 기념품은 ‘3K’인 K-디저트(약과) K-화장품(DIY 화장품) K-패션(마뗑킴·마리떼·마르디)이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K디저트인 약과는 세계 MZ세대 입맛을 사로잡으며 인천공항 대표 기념품으로 등극했다.
매장을 방문해 약과를 음료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디저트(간식) 카페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을 쉽게 만나볼 수 있지만 남녀노소 좋아할 법한 달달한 맛과 한입 크기로 출국 직전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선물용 기념품이 됐다는 게 크리에이트립 측 분석이다.
실제 인천공항에 입점한 약과 브랜드 ‘유밀가’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천공항 면세점 쇼핑 필수 매장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크리에이트립은 지난 5월 대만 인플루언서(유명인)와 함께 제작한 유밀가 소개 숏폼(짧은동영상)은 현재 55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유밀가는 지난해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관광객을 고려, 인천 제1여객터미널 지점에 제2터미널 지점까지 추가로 매장을 냈을 정도다.
크리에이트립 관계자는 “약과는 한국 전통 간식으로 다른 나라에서 쉽게 맛볼 수 없고 한국 고유의 문화가 담겨 있어 외국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것 같다”며 “여러 국가 중에서도 특히 대만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K화장품은 코로나19 이전때나 지금이나 인기 기념품으로 명성을 잇고 있다. 다만 구매장소와 구매종류는 확연히 차이를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외국인 관광객이 미샤 네이처리퍼블릭 같은 가두매장을 직접 방문해 화장품을 대량 구매하던 모습과 달리 이젠 자신 피부 타입과 취향에 맞는 화장품을 손수 제작해 가져갈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부드러운 휘핑크림을 연상케 하는 색감과 질감으로 한국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비건 뷰티 브랜드 ‘휩드’가 외국인 관광객 화장품 구매 성지로 떠올랐을 정도다. ‘휩드 하우스 성수’는 피부 타입에 맞는 팩클렌저를 직접 제작해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어 특히 외국인 MZ세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 일본인 관광객은 “피부 타입 분석을 통해 나만의 맞춤형 클렌징 제품을 만들 수 있고 외국어에 능통한 직원과 편안한 내부 분위기를 갖추고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휩드 하우스 성수 반문 후기를 남겼다는 게 크리에이트립 측 전언이다.
마땡킴, 마리테 프랑소와 저버, 마르디 메크르디 등 이른바 ‘3마’인 국내 캐주얼 패션 브랜드도 인기 K기념품 대열에 최근 합류했다. 이들은 외국인 관광객에겐 반드시 입어야 하는 ‘교복’이나 마찬가지가 됐을 정도다.
마뗑킴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들 인기에 힘입어 지난 5월 도쿄 파르코에 문을 연 시부야점 팝업스토어(임시매장)는 개점 당일 기준 일본 내 열린 국내 패션 팝업 스토어 중 최다 방문객을 기록했다. 차세대 K-패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또한 최근 외국인 관광 1번지인 명동에 오프라인 매장을 냈다. 외국인 관광객 인기몰이에 나섰다.
임혜민 크리에이트립 대표는 “3마 중 마르디 메크르디는 외국인 관광객이 퀵서비스를 통해 인천공항에서 출국 직전 상품을 받아갈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