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체포, 여론 다시 출렁일까
벌어졌던 여야 지지율 근접
“지지층 결집, 큰 변화 없을 것”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15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하면서 여론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12.3 계엄 사태 이후 급격한 변화를 보여온 여야 지지율이 또 한 번 출렁일지 관심이다.
한국갤럽 조사를 기준으로 보면 12.3 계엄 직후 여야 지지율은 급격하게 엇갈렸다. 계엄 직전 실시된 조사(지난해 11월 26~28일, 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민주당(33%)과 국민의힘(32%)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로 붙어있었다.
하지만 계엄 사태가 터지면서 여론은 급변했다. 민주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국민의힘 하락세를 보이더니 급기야 12월 셋째 주 조사(12월 17일~19일)에서는 민주당(48%)과 국민의힘(24%) 지지율이 두 배차로 벌어졌다.
이후 윤 대통령 수사와 탄핵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거칠어지면서 여론은 다시 요동쳤다. 새해 들어 실시된 1월 둘째 주 조사(7~9일)에서는 민주당(36%)과 국민의힘(34%) 지지율이 다시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야당이 거칠게 탄핵 국면을 주도하면서 그런 모습에 대한 반감이 여당 지지를 적극적으로 표출하지 못하던 사람들로 하여금 빠르게 복원될 수 있는 명분을 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야당 주도의 탄핵 정국이 보수층에게 결집할 명분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15일 윤 대통령 체포영장이 집행된 데 대해 여론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야권은 윤 대통령이 체포되면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재확산돼 여야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윤 대표는 여론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윤 대표는 “보수층과 진보층은 이미 충분히 결집한 상황이기 때문에 체포가 이뤄진다고 해도 양쪽의 결집이 흔들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중도층이 민주당 지지에서 일부 이탈한 건 야당의 행태에 대한 반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윤 대통령 체포에 영향 받아 중도층이 다시 움직일 걸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계엄 직후 민주당 지지로 쏠렸던 중도층은 야당 주도의 탄핵 정국에 실망감을 느끼면서 일부 이탈한 것이니만큼, 윤 대통령 체포에 영향 받아 민주당 지지로 복귀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