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030년 세계 에너지시장을 가다 ③ 셰일가스

셰일가스 생산량·매장량추정치 매년 늘어나

2014-03-21 11:11:17 게재

미국, 예상보다 2년 앞당겨 2018년에 천연가스 '순수출국' 될 전망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40년 자국내 셰일가스 생산 전망치를 크게 늘렸다. 지난해 셰일가스 생산량이 예상보다 크게 증가한 것을 반영한 것이다.

EIA는 '2014년 연례 에너지전망 보고서'에서 2012년 26.6Bcf(1일, Bcf=10억입방피트/가스계량단위)를 기록한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량이 2040년 54.3Bcf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미국 1일 가스생산량 103.0Bcf의 절반이 넘는 규모로, 지난해 전망치(45.8.Bcf)보다 대폭 상향된 수치다.

또 미국은 이러한 셰일가스 개발증가에 힘입어 기존 예상보다 2년 앞당겨진 2018년 천연가스 순수출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량이 2020년 2Tcf(1일 5.5Bcf)에서 2030년 3.5Tcf(1일 9.6Bcf)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역시 기존 보고서와 비교하면 크게 증가했다. LNG 수출 개시, 대 멕시코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 수출 증대를 통해서다.

오바마 "가스산업 투자 위해 규제 폐지" = 2000년대 후반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셰일가스가 세계 에너지시장의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추정 매장량이 전통 천연가스나 석유의 확인 매장량보다 많은데다, 전 세계에 고르게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발표된 추정 매장량은 전통 원유와 가스가 많이 매장돼 있는 러시아와 중동, 동남아시아 등이 빠진 수치여서 실제론 훨씬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셰일가스는 미국이 수평시추 및 수압파쇄기법 등 첨단기술력을 앞세워 지금까지 전 세계 생산량의 90%를 독차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기술이 공유되고, 채굴비용이 내려가면서 캐나다 중국 아르헨티나 호주 유럽 등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올 1월 연방의회 국정연설에서 "1000억달러(약 107조원) 규모의 가스산업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미국 제조업의 부흥을 선도하고, 압축천연가스(CNG)를 통해 셰일가스 사용범위를 수송용 연료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에선 셰일가스 개발 붐 등의 영향으로 올 1월 월간 실업률이 2008년 12월 이후 61개월 만에 처음 6%대로 떨어졌다. 일자리 증가규모는 50만~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아르헨 적극적, 러시아도 관심 = 세계 최대 셰일가스 매장 국가인 중국도 최근 '셰일가스 발전 5개년 계획'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이다. 2013년 중국의 셰일가스 생산량은 전년대비 5배 증가했으며, 올해는 2013년의 7배를 생산할 계획이다.

중국에 이어 매장량이 두 번째로 많은 아르헨티나도 올해 대규모 셰일가스 개발에 나선다. 이를 위해 영국의 팬 아메리카에너지와 쉘, 프랑스 토탈 등과 함께 수백만달러 규모의 시추를 계획하고 있다.

환경파괴 논란으로 개발에 조심스런 입장을 취해오던 유럽에서도 우호적인 여론이 늘고 있다.

유럽에서 셰일가스 매장량이 가장 많은 폴란드는 석유회사들이 탐사사업을 용이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정책개정을 추진 중이다. 영국은 셰일가스 개발·채굴회사에 세금 감면혜택을 주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칼리만탄과 수마트라 소재 2개 셰일가스 광구를 분양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2015년부터 셰일 및 타이트오일에 대한 매장량을 공식 발표하기로 하면서 비전통 자원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서아프리카에 대한 석유회사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이 지역의 개발여부도 관심이다.

중국기업 "수익보다 기술습득이 주목적" = 에너지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중국의 최대 석탄개발기업인 선화기업은 올 1월 미국 덴버에 본사가 있는 ECA(Energy Corporation of America)와 합작회사를 건립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 그린카운티에 위치한 셰일가스 광구 25개를 개발하기 위함이다.

선화그룹은 "수익을 많이 올리기보다 셰일가스 개발에 필요한 선진기술을 배우는 것이 주 목적"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회사는 9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앞서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지난해 151억달러를 들여 셰일가스 탐사기술을 보유한 캐나다의 넥슨을 인수했다.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SINOPEC)도 22억달러를 투입해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기업인 데본사 지분을 확보했다.

프랑스의 정유·석유화학업체인 토탈은 올 1월 13일 영국의 동쪽 링컨셔지역 2개 셰일가스 탐사광구 지분 40%를 매입했다. 이어 30일 2200만달러의 탐사비 전액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PEDL209 셰일가스 광구지분 50%를 추가로 사들였다.

일본의 미쓰비시는 2012년 자국내 일부 공장을 폐쇄하고, 미국에 화학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한편 한국가스공사는 2017년부터 2035년까지 20년간 미국으로부터 연간 350만톤 규모의 셰일가스를 들여올 계획이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주에선 미국 쉘, 일본 미쯔비스, 중국 CNPC 등과 공동(가스공사 지분 20%)으로 비전통 천연가스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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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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