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실크로드 전진기지로 부상하는 인촨(銀川)

2014-09-29 13:48:19 게재

17억 이슬람 경제권 공략 … 한·중·러 합작병원에 환자 몰려

시안이 신 실크로드의 출발점이자 중심지라면 닝샤후이족자치구 인촨(銀川)은 전진기지에 해당된다.
 

인촨(銀川)시의 경쟁력은 쉬광궈(徐廣國) 공산당 서기로부터 나온다. 인촨은 최근 중국 정부의 서부대개발 및 소수민족 지원정책에 따라 천지개벽 수준의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다. 쉬 서기는 한국에 대한 애정도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주변국과 관계에서 몇 개 전진기지를 두고 있다. 닝샤후이족자치구 인촨, 광시좡족자치구 난닝(南寧), 옌볜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모두 소수민족 자치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주변국을 관리하면서 한족이 직접 나서지 않고 소수민족을 내세우는 이이제이(以夷制夷)식 외교전략이다. 중국은 이를 이이화이(以夷和夷)라고 말한다.

난닝에는 태국계 민족 좡족(壯族)이 한족 다음으로 많다. 중국은 난닝에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10개국과 함께 11년째 중국·아세안 엑스포(CAEXPO)를 개최하고 있다. 난닝을 교두보로 삼아 경제영토를 아세안으로 확장하려는 '해상실크로드' 경제권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동북에 두만강 유역 경제벨트인 '창지투(長吉圖·창춘(長春)~지린(吉林)~투먼(圖們)) 개방 선도구'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핵심지역은 옌볜조선족자치주 옌지이다. 조선족이 한족 다음으로 많으며 옌지를 거점으로 남쪽의 북한, 동쪽의 러시아, 북쪽의 헤이룽장성과 소통한다.

서북은 닝샤후이족자치구 인촨(銀川)을 통해 중앙아시아와 '육상 실크로드' 30억명 경제권 형성을 추진하고 있다. 인촨은 이슬람교를 믿는 회족(回族)이 한족 다음으로 많다. 신 실크로드 구상에서 중국 이외의 거점 지역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터키 등인데 이들 국가 모두 이슬람교를 신봉한다.


인촨시 인민정부신문판공실 마리젠 과장은 "인촨은 기후가 좋고 이슬람과 일체화된 도시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거리 표지판에는 중문과 아랍어가 같이 표기되어 있고 기하학적 디자인의 건물에서 중동의 도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시내 대부분의 식당은 이슬람교도가 이용할 수 있다. 2010년부터 매년 9월 중국-이슬람 경제무역포럼을 개최하고 있는데, 2013년부터는 중국-이슬람 박람회로 격상됐다. 이 행사에는 중동ㆍ북아프리카ㆍ서아시아 등의 이슬람 국가가 대거 참여한다. 2012년에는 국무원 리커창 부총리가 직접 참여해 행사의 격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자치구를 중국 최초의 내륙개방형경제실험구로 발전시키는 계획을 발표했다. 내륙개방형경제실험구의 일환으로 종합보세구역이 건설되고 있다. 내륙개방형경제실험구의 핵심은 이슬람권 관련 기업 유치이다. 이슬람 인구 17억과 중국 인구 13억을 합치면 30억에 달하는 거대 경제권이 형성된다.

인촨의 기후와 지리적 장점은 의료산업에 좋은 조건이 되고 있다. 지난 9월 5일 한국과 중국, 러시아 간 3국의 공동 프로젝트로 성립된 인촨시 제1인민제일병원 국제카바센터를 찾았다.

러시아 사업가 리삭 게나지씨(63)는 "중국의 지방은 물론이고 중동이나 유럽·러시아 환자들이 많이 찾아온다"며 "성공 사례를 보고 세르비아 등 유명 병원이 중국에 개업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나지씨는 한국 파트너인 송명근 전 건국대 교수에게 지난 1997년 4월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이식을 받고 새 생명을 찾았으며 이후 송 전 교수의 카바수술(CARVAR) 등에 관심을 가졌다.

송 교수는 지난해 12월 대한심장병학회로부터 제명을 당했다. 2012년 12월 보건복지부는 그가 개발한 카바수술에 대한 보험 적용을 인정하지 않았다. 국내에서의 이런 '홀대'와 달리 중국에선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송 전 교수는 한 달에 2주 동안 중국에 머물면서 수술에 전념하고 있다.

게나지씨는 "한국에서 환자가 찾아오고 있는데, 수술비도 저렴하고 중국 여행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에서 송 전 교수에게 수술을 받은 한국 환자 부모는 "수술 속도가 빠르고 회복도 양호해 1주일 정도 앞당겨 퇴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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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닝샤후이족자치구=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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