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요양기관 탐방│서울요양원
치매노인들 웃음소리 울리는 생활공간

서울 강남구 세곡동에 위치한 서울요양원. 개원한지 불과 4개월이 지나지 않았지만 "참 좋더라"는 입소문이 났다. 부실한 노인요양기관을 취재하면서 시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머릿속에 가득한 터라, 그 소문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서울요양원은 일산병원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직영하는 요양시설이다. 그런만큼 규모와 운영 면에서 다른 시설과 차이가 났다.
1층에는 전통가옥 실내 양식으로 디자인된 열린 접견실, 물리치료실이 있다. 떨어진 곳에는 주야간 시간제로 요양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지난 11일 오후 4시쯤, 물리치료실에는 두 명의 어르신이 물리치료사의 도움을 받으면 회복 치료를 받고 있었다. 주야간 이용공간에서는 어르신 몇 명이 집으로 돌아가기 직전 윷놀이를 하고 있었다. 임영미 사무국장은 "경증치매환자에게 도움 되는 놀이치료"라고 설명했다.
옥상에는 산보를 할 수 있는 길이 만들어져 있다. 옥상 가운데 나무로 지어진 오두막이 설치되어 있어, 운치를 더했다. 이 공간은 여름철 어르신들의 휴식공간이 될 터였다. 요양원 5층에는 상대적으로 중증도가 있는 어르신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올수록 경증 질환을 앓는 분들로 층별로 배치되어 있다.
150여명이 모일 수 있는 강당에서는 노래자랑이랑 연극도 할 수 있다. 지난 설날 이곳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노래자랑대회가 열렸다고 했다.
먼 곳에서 온 입소자의 가족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도 마련되어 있다. 요양시설의 표준모델을 지향하는 서울요양원의 한 단면이었다.
150여명의 입소자 중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이 가장 많았다. 기자가 방문한 날 치매 어르신에 있는 층에서는 트로트 노랫소리가 들려나왔다. 한 할머니가 '놀다 가라'며 취재진의 옷을 잡았다. 서울요양원 입소자들은 수용되어 있다는 느낌보다는 하나의 편안한 생활공간이라고 인식하는 것 같았다.
박해구 원장은 "서울요양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직영요양원으로서 장기요양보험법에 따라 요양시설의 표준모델을 만드는 실험적 성격이 있다"며 "앞으로 이곳에서 만들어질 다양한 요양프로그램들이 다른 시설에 전파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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