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앞당겨 쏟아부었지만 소비개선 '미미'

2015-04-08 11:22:18 게재

1~2월 58.4조 투입에도 카드사용액 증가율은 작년보다 0.5%p 상승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있지만 힘이 빠진 내수의 불씨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금융협회는 8일 올해 1~2월 카드 승인금액이 94조8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증가율(5.8%)보다 0.5%p 상승한 수준에 불과하다. 1월과 2월 카드 승인금액을 합산해 지난해와 비교한 것은 일시적 소비증가세가 나타나는 설 연휴 효과를 제거하기 위해서다. 지난해에는 1월에, 올해엔 2월에 설 연휴가 있었다.

여신금융협회는 "예산 조기집행,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정부가 집중적인 소비활성화 정책을 펼쳤음에도 카드결제액 증가율은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면서 "민간소비가 아직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 들어 2월까지 54조8000억원의 재정을 앞당겨 풀었고, 한은은 지난해 1월부터 올 2월 사이 기준금리를 두차례에 걸쳐 0.5%p 인하하는 등 내수활성화를 위해 확장적인 재정·통화정책을 펼쳤다.

이 덕택에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격은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이것이 내수회복과는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게 여신금융협회의 진단이다. 민간소비 동향을 반영하는 올 1~2월 소매판매액지수 평균치는 111.75로 전년동기 112.4에 비해 0.6% 감소했다.

한편, 체크카드 사용액과 소액결제의 비중이 높아지는 그간의 추세는 올 들어서도 계속 이어졌다.

높은 소득공제율과 다양한 체크카드 상품이 개발되면서 2월 체크카드 승인금액 비중은 20.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카드 승인금액 비중은 79.1%까지 하락했다.

1∼2월의 전체 카드 승인건수는 19억2700만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억3080만건(14.1%) 증가했다.

승인금액의 증가율(6.3%)보다 건수 증가율(14.1%)이 7.8%p 높아, 카드의 소액결제화 추세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여신금융협회는 분석했다. 1~2월 전체 카드 평균결제금액(4만8817원)은 4만원대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판매업종 가운데서도 수입자동차의 카드 승인액이 13.0%의 가파른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저유가로 유류할증료가 인하되고 원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을 받아 항공사(-4.2%)와 면세점(-7.4%)의 카드 승인금액은 모두 줄었다.

1∼2월 유통업종의 카드승인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늘었고, 특히 생필품을 판매하는 슈퍼마켓업종의 승인액이 가장 큰 폭(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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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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