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정유산업│③정유 4사 미래전략은

효율성 높이고, 신사업 개척 '투트랙'

2015-06-25 13:01:44 게재

정제설비 축소 No, 사업다각화 Yes

정유부문, 비용절감으로 경쟁력 제고

화학소재 등 신사업 확대로 수익 창출

세계적인 석유제품 공급과잉과 수요감소로 저마진 구조 지속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정유 4사는 정제설비 규모 축소나 사업다각화를 요구받고 있다.

에쓰-오일은 이미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고도화 설비를 확대하고 석유화학사업 진출에 나섰다. 현대오일뱅크는 다른 기업과 합작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GS칼텍스는 기존 정유부문을 강화하면서 화학분야 진출을 꾀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SK이노베이션 정유부문은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저울질하면서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정유사들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사업다각화를 요구받고 있다. 사진은 GS칼텍스 연구소에서 연구원이 바이오부탄올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GS칼텍스 제공


GS칼텍스, 탄소섬유ㆍ바이오부탄올 상업화 주력 = GS칼텍스는 우선 비용절감을 통한 지속가능한 수익성 확보와 경쟁력 제고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3년 완공한 고도화 시설과 기존 가동중인 시설과의 운영 최적화에 나섰다. 원유를 적기에 구매하고 공정 운전의 효율성을 높여 수율과 가동 경제성을 증대시킨다. 제품 수입과 판매를 최적화해 수익성 향상을 극대화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하반기 미국산 비정제유인 콘덴세이트(초경질유)와 알래스카산 원유, 멕시코산 원유를 도입하는 등 원유 도입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무관세여서 가격 경쟁력이 있다.

석유제품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판매 등 수익성에 기반한 시장과 제품 재구축을 추진중이다. 수출과 내수의 적정 판매량 등을 도출해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사고 예방활동을 강화해 무재해 사업장을 구축하는 것도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의 방안 가운데 하나다.

신사업 분야 개척도 활발하다. GS칼텍스 폴리머기술개발팀은 2012년말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부품용 탄소섬유복합소재 개발에 착수해 탄소섬유 LFT(장섬유 강화 열가소성 수지) 소재를 선보였다. 지난해 8월 출시된 기아차 '올 뉴 쏘렌토'' 파노라마 선루프 프레임에 적용했다.

GS칼텍스는 도레이첨단소재의 탄소섬유에 다양한 플라스틱 수지와 첨가제를 배합하고 독자적인 LFT 가공 기술을 접목해 강성과 내충격성이 뛰어나고 부품 변형 가능성을 최소화한 소재를 개발했다. 현재 진천공장과 진주공장, 중국 쑤저우공장 등에 연간 1만2000톤의 탄소섬유 LFT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GS칼텍스는 이와 함께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불리는 바이오부탄올 개발에 나섰다. GS칼텍스는 2007년 연구를 시작해 바이오부탄올 양산에 필요한 발효ㆍ흡착ㆍ분리정제 통합공정 기술을 확보했다. 바이오부탄올을 생산할 수 있는 고성능 균주 개발에 성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수율과 생산성 달성에 성공했다. 파일럿 규모에서 기술 검증을 완료하고 상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40건 이상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에쓰-오일, 사상 최대 규모 프로젝트 추진 = 에쓰-오일은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 프로젝트을 위한 설계작업을 진행중이다.

최신 정유 기술을 적용한 중질유 분해시설과 이로부터 생산되는 경쟁력 있는 원료를 활용해 올레핀 하류부문 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사상 최대 규모다. 앞으로 3년 동안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이를 통해 값싼 잔사유를 고가의 올레핀 다운스트림 제품과 휘발유로 전환한다. 정유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다운스트림 사업진출을 통한 석유화학사업의 통합을 추진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기존 정유 윤활 및 석유화학 사업이 균형 잡힌 구조 속에서 안정적인 영영성과를 창출하는 종합 에너지 회사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2월 서울 마곡산업단지에 2만9099㎡ 규모의 연구소 부지를 확보해 기술 서비스 개발 센터(TS&D)를 내년에 완공하기로 했다. 이 센터는 우수 인력 유치와 연구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 북미 기반 자원개발 사업 강화 = SK이노베이션은 북미 기반의 자원개발 전문회사로 전환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지난해 인수한 오클라호마, 텍사스 소재 셰일광구를 인근 지역으로 확장한다.

석유사업 부문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안정적 원유도입 기반을 다진다. 아시아 지역내 주요 석유제품 수입국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수출판로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화학부문에 대해 중국 기업과 합작하는 모델을 계속 추진한다. 중국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합작해 세운 전기차 배터리 회사 '베이징 BESK 테크놀러지'를 활용해 중국 내 배터리 사업을 강화한다.

현대오일뱅크, 타사와 합작 활발 = 현대오일뱅크는 다른 기업과 활발한 합작사업을 통해 석유정제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혁신하고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창출하는 전략을 추진중이다.

충남 대산공장에서 연간 65만톤의 윤활기유를 생산화는 현대쉘베이스오일은 현대오일뱅크가 지분의 60%, 더쉘페트롤리엄 컴퍼니리미티드가 40%를 각각 출자해 만든 회사다. 윤활기유는 고도화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잔사유를 처리해 만들며 윤활유의 기초원료가 된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합작해 만든 현대케미칼은 충남 대산공단에 1조2000억원을 투입, 콘덴세이트 정제와 혼합자일렌 제조공장을 건립중이다. 내년 하반기 상업가동이 목표다. 연간 100만톤의 혼합자일렌을 생산,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 자회사인 현대코스모에 공급한다.

이와 함께 울산신항 유류저장사업도 안정적인 수익 창출 역할을 하고 있다.

강원대 김형건 경제학과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쉐브론 쉘 BP 토탈 등 메이저 정유사들은 정제설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며 "이들은 자원개발에 집중하면서 정제사업 하류 부문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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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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