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흐닉 독일 경제에너지 차관 "새 아이디어를 비즈니스화하는 문화가 중요"
"산업혁명 4.0의 핵심은 디지털화다. 이를 이끌어 갈 주체는 중소·창업기업이다. 이를 위해선 새로운 아이디어를 비즈니스로 만드는 문화가 중요하다."
마티아스 마흐닉 독일 경제에너지부 차관은 13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조찬 강연회에서 '디지털화를 활용한 독일의 산업혁명 4.0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다루며 이같이 말했다. 산업혁명 4.0은 증기기관을 활용한 1차 산업혁명, 20세기 초 컨베이어 벨트를이용해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2차 산업혁명, 20세기 후반 컴퓨터 기반의 3차 혁명 이후의 산업 변화를 말한다.
생산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한 차세대 산업혁명으로 사물인터넷(IoT)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독일은 미국과 더불어 이 혁명을 이끄는 국가로 꼽히고 있다.
마흐닉 차관은 "독일에서는 산업혁명 4.0을 통해 중기적으로 국내총생산이 연간 300억 유로(약 39조원)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며 "산업혁명 4.0으로 모든 생산요소가 연결돼 의사결정이 실시간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흐닉 차관은 혁신할 수 있는 창업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혁신은 중소기업에 의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혁신을 증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비즈니스로 만드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독일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길보다는 직접 창업하는 길이 좋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창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혁신을 이끌어가는 주체가 결국 창업 초기기업과 중소기업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독일 정부는 이를 위해 베를린에 초기창업기업을 위한 '스타트업 시티'를 만들고 창업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창업기업이 일궈가는 혁신 생태계에서 대기업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방대한 데이터 활용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다. 창업 기업이 할 수 없는 대규모 투자를 하고 엑셀러레이터(창업기업 보육기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흐닉 차관은 정부의 역할 변화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언급했다. 그는 "디지털화를 위한 파트너십은 기업들이 주도해야 한다"며 "정부는 기업 협력이나 표준화 과정을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옆에서 지원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교육의 확대도 중요한 부분이다. 마흐닉 차관은 "산업혁명 4.0을 성공적으로 이행하려면 디지털 인프라 개발, 다수 기기의 네트워크화, 디지털 기반 기술의 높은 개방성, 중소기업 활용, 근로자 교육, 국제협력 등 6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디지털화를 위해서는 디지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21세기가 되면 디지털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게 될 것이며 전체 교육 과정에 디지털 교육을 접목시키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급진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디지털화 때문에 기업 경영자나 노동자가 이에 저항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마흐니크 차관은 "노동자에게 디지털화는 고용 안정성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며 "생산공정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기에 앞서 기업과 노조, 학계, 정부 모든 경제주체 간 여러 부분에 대한 새로운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흐니크 차관은 산업혁명 4.0이 한국에도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임을 강조하며 협력하자고 강조했다.
마흐니크 차관은 "한국과 독일이 인프라·인력 등의 부분에서 협력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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