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결산 ①│유통·소비 부문

메르스 여파 위축 … 모바일 큰폭 성장

2015-12-15 10:29:50 게재

1인 가구 증가, 간편식 인기

브랜드 없앤 초저가 상품 등장

2015년 유통업계는 메르스 공포로 시작해 소비심리 위축, 경제 저성장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한해였다.

3월부터 소비심리가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해 유통업계는 4~5월 매출이 반등세를 보였지만 메르스 여파로 6월 마이너스 성장하며 침체기로 돌아섰다.

하지만 온라인과 모바일 유통은 오히려 성장했다. '나홀로 가족'이 늘면서 간편식이 인기를 끌었고, 블랙프라이데이 여파로 해외직구가 큰 폭으로 성장했다.

대형마트보다 편의점 방문 횟수가 늘면서 편의점 성장세는 이어졌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어려운 유통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등 소비 심리 회복에 집중했다. 정부의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와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 등이 겹치면서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울러 유통업계에서는 모바일 쇼핑의 중요성이 커지자 '모바일 전용몰'에 이어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서비스와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등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편의점 모바일 쇼핑 강세 = 대형 점포를 갖춘 유통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할때 편의점은 골목마다 상권을 장악하면서 성장을 기록했다. 편의점 빅3인 CU, GS25, 세븐일레븐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대폭 증가했다. CU의 경우 영업이익이 2분기와 3분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3.0%, 23.5% 성장을 보였다.

GS리테일은 2분기, 3분기 각각 65%, 41% 영업이익 증가를 보였다. 세븐일레븐도 비슷한 증가폭을 기록했다.

편의점 매출 증가는 도시락이 한 몫 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편의점 도시락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각 편의점은 도시락 제품을 쏟아내 편의점이 아니라 '도시락 전문식당'이 됐다는 평이다. CU는 올해만 22종의 도시락 신제품을 선보였으며 현재 17종을 판매하고 있다. 1월부터 지난달까지 도시락 매출신장률은 전년대비 46%다.

세븐일레븐도 14종의 도시락을 판매 중이며 전년대비 매출신장률은 2배에 가까운 89.4%에 달한다. GS25의 도시락 매출 증가율은 53.9%다.

모바일(스마트폰)이 쇼핑의 주요한 채널 중 하나로 떠올랐다. 모바일 쇼핑 비중은 점점 커져 각종 온라인 쇼핑몰의 모바일 주문이 50%를 육박하고 있다.

11번가도 11월 매출 가운데 50%가 모바일 주문에서 발생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일부 품목의 경우 이미 모바일 비중이 50%를 넘었지만, 모바일 전체 매출이 PC 매출과 같아진 '골든 크로스' 현상이 나타난 것은 올해 11월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G마켓은 1~11월 모바일매출 비율은 45%로, 작년 동기(33%) 대비 12%P나 높았다. 옥션도 올해 들어 11월말까지 모바일 매출이 전체의 37%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0%)보다 7%P나 비중이 커졌다.

◆불황형 제품 인기 = 소비침체가 지속돼 저가형 불황형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15일 GS샵,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등 주요 홈쇼핑 채널이 일제히 발표한 '2015년 홈쇼핑 히트상품' 목록을 살펴보면 불황형 소비는 여실히 드러난다.

10만원 이하로 저렴하면서도 구성이 다양한 '세트상품' 위주로 구매가 이뤄졌다. GS샵에서는 판매 상위 10개 품목 중 5개 품목이 10만원 이하 저가 상품이었다.

CJ오쇼핑도 상위 10개 품목 평균 단가가 전년(10만7000원)에 비해 2만원 가까이 떨어진 8만9000원을 기록했다. 제품별 단가만 살펴봐도 10품목 중 8품목이 10만원 미만이었다.

대형마트에도 브랜드를 지운 초저가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이마트는 '노브랜드'라는 이름으로 자체 제품을 출시했다. 노브랜드 감자칩은 경쟁제품 대비 가격이 반값으로 출시돼 감자칩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장기 불황은 생활 패턴도 바꾸고 있다. 식사후 디저트로 마시던 커피도 저가형이 유행이다.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점과 빽다방 등에서는 1500원짜리 아메리카노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가정에서 조립해 만들어 쓰는 DIY제품도 인기다. 이케아 상륙으로 가구도 개인이 조립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 팀장은 "완제품을 구매하던 과거 소비자들과 달리 최근에는 DIY형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정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결산 연재 기사]
- [①│유통·소비 부문] 메르스 여파 위축 … 모바일 큰폭 성장 2015-12-15
- [②│식품부문] 쿡방열풍에 '간편가정식'이 대세로 2015-12-16
- [③│주류 부문] 주류가격 '줄줄이 인상' 우려 2015-12-17
- [④│패션·뷰티 부문] 고가 아웃도어 고전 … 실용 브랜드 인기 2015-12-18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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