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은 여성들의 촛불혁명"
그대로인 성차별적 사회
20~30대 여성들 자각 높아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 '미투(#me too, 나도 고발한다)' 운동은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낸 '촛불집회'로 집약되는 민주, 평등 의식의 성장으로 설명된다.
여성들의 의식,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성평등 의식은 성장해 갔으나 그 만큼 사회의 변화, 남성들의 성평등 의식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26일 '#Me Too 운동 긴급 토론회 우리는 아직도 외친다. 이게 나라냐'(토론회)에서 "이 사안은 여성운동의 촛불혁명"이라면서 "우리는 사회의 민주주의를 위해 촛불을 들었지만 그 광장에서도 성추행이 있었고 젠더 감수성이 없는 발언들이 간간이 나와 문제제기를 했다"고 말했다. 또 "민주주의를 외치는 사람들이 성폭력 젠더 감수성 무엇인지 충분히 소통되지 않았다"면서 "정권은 바뀌었지만 여성들에게는 똑같다"고 강조했다.
신희주 감독(여성문화예술연합)은 토론회에서 "촛불정권에서 사각지대에 있던 피해자들이 이에 분노해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영 신동엽학회장은 "6월 항쟁, 촛불집회를 거치며 민주주의, 평등, 평화 의식과 함께 젠더 문제도 진척이 됐지만 남성들의 경우 진보적 인사라고 해도 성평등에 있어선 보수적인 경우가 많다"면서 "여성들의 평등에 대한 자각이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투 운동을 이끌고 있는 20~30대 여성들의 특징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들은 가족 내 딸, 아들 차별이 감소한 가운데 성장했으며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에 대한 민감성이 높은 세대다. 때문에 명시적으로는 제도적 차별이 없는 사회인 듯 보이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여전한 여성혐오적 문화, 성차별적 사회 앞에서 분노하고 좌절하게 된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토론회에서 "진보여성운동의 성장으로 제도적 차별이라는 가시적 장애물이 제거된 듯하며 '이미 성취된 성평등'이라는 착시현상이 있다"면서 "그러나 여전한 여성혐오적 문화, 성차별적 사회로 인해 20~30대 여성들에겐 잠재된 분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5년 강남역 살인사건은 이런 배경 속에 축적된 감정들을 촉발한 계기가 됐고 이후 촛불시민광장으로 이어졌다"면서 "이 과정에서 수많은 여성시민들은 기득권, 반민주, 부패 세력에 저항했고 계급부정 이외에 다른 영역에 무감한 진보 세력들과도 투쟁해 왔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미투' 운동 계기로 성폭력 없는 사회를 ②] 문화예술계, 미투 이전에도 'SNS 고발운동' 있었다
▶ 번지는 '미투' … 칼 빼든 경찰
▶ 성범죄 근절, 범정부 컨트롤타워 만든다
▶ “초중고 페미니즘교육 의무화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