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보·승촌보 상시개방으로 가닥

2019-02-22 10:56:05 게재

죽산보 해체비 250억, 유지관리비 절감 368억

환경단체 "낙동강·한강 등 보 완전 해체해야"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는 해체 대신 상시개방으로 가닥을 잡았다. 수질·생태 개선효과는 분명 있지만 해체시 경제성이 낮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이번 평가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금강 영산강 낙동강 한강 등 16개 보 모두 완전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 = 22일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강·영산강 5개 보 처리 방안 제시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위원회는 민간 전문가 43명의 검토와 외부전문가 합동회의, 수계별 연구진 회의 등 총 40여 회에 걸친 회의를 통해 다각적인 분석과 평가를 했다. 보 설치 전·후의 각 부문별 상황과 2017년 6월부터 단계적으로 진행되어 온 금강·영산강 보 개방에 따른 14개 부문의 관측(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5개 보의 처리방안을 내놨다.

위원회는 "금강 세종보의 경우 농업용 양수장이 운영되고 있지 않고, 보가 없더라도 용수이용 곤란 등 지역 물이용에 어려움이 생길 우려는 크지 않다"며 "해체 비용보다 수질·생태 개선, 유지·관리비용 절감 등 편익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영산강 죽산보의 경우 해체비용이 약 250억원으로 추산된다. 반면 유지관리비용 절감 효과는 약 368억원이다.

위원회는 "금강 백제보의 경우 개방 기간이 짧아 수질과 생태의 평가에 필요한 실측 자료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보가 설치되기 전 자료를 이용한 평가 결과로도 보 해체의 경제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강의 장기적인 물 흐름의 개선을 위해 백제보를 상시 개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영산강 승촌보 역시 상시 개방으로 가닥을 잡았다. 승촌보는 보가 없어질 경우 영산강의 수질과 생태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종합적으로 볼 때 보 해체 경제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제시안은 각계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 6월 시행되는 '물관리기본법'에 따라 구성될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4대강 재자연화 정쟁 대상 아냐" = 환경단체들은 이번 평가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22일 한국환경회의와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는 "문재인정부는 4대강 재자연화라는 공약대로 금강과 영산강 5개 보를 완전히 해체해야 한다"며 "후진적 정치 행태가 우리 강의 재앙을 방치해 왔는데 또다시 잘못을 반복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로 물길이 막힌 강은 더 이상 강이 아니다"라며 "망가진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매년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비용은 모두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또 "보 수문을 열었을 뿐인데 자정 능력이 월등히 좋아진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금강과 영산강을 시작으로 우리 강의 생명을 끊어낸 낙동강 등 16개 보를 완전히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종호 위원장은 "오늘 발표한 보 처리방안 제시안은 금강과 영산강의 자연성 회복에 기여하면서 동시에 지역주민과 미래세대가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고심한 결과"라고 말했다.

홍정기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장은 "앞으로 우리 강이 자연성을 회복하여 건강한 하천을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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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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