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상철 주민대표

"지심도 주민에게 토지 소유권을"

2022-06-13 10:49:01 게재

"1936년에 일본군이 들어왔다. 이 섬을 일본군 병참기지로 사용을 했다. 1935년 이전에 살던 13가구는 강제로 이주당했고 1945년까지 일본군이 주둔을 했다."

이상철 지심도 주민대표(이장)의 말이다. 그는 "일본군이 150명에서 200명 가까이 주둔을 했고 1935년부터 거의 3년 넘게 길 닦고 포진지 만들고 여러 기타 모든 구조물을 만들었는데 전부 우리 한국사람들이 징용으로 와서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일제는 외딴섬 지심도에 왜 군사요새를 만들었을까?

"진해항은 일제시대 때부터 해군사령부였다. 연합군이 진해나 부산으로 들어가려면 이 앞에 있는 바닷길을 지나야 한다. 연합군 군함이 들어오면 여기서 포를 쏴서 격침시키려는 목적이었다."

1945년 해방이 되고 난 다음날부터 일본군은 지심도에 있던 모든 군사무기를 모두 폐기하고 섬을 떠났다고 한다.

"포나 탄약, 서치라이트 등은 다 분해해서 바다에 던져버렸다. 남은 건 시설물밖에 없다. 군사무기들은 흔적을 찾을 수 없이 다 없애버리고 철수를 했다."

이 대표는 지심도에 남아있는 주택들도 모두 일제 전쟁유적들이라고 강조한다.

"지금 지심도에 15가구가 살고 있는데 이 집들은 대부분 일제강점기 때부터 다 그 용도가 다 있던 집들이다. 하찮은 건물이라도 숙소로 쓰고 단무지 공장으로 쓰고 목욕탕으로 쓰던 곳들이다."

1968년까지 일본 육군 소유 땅이었는데 어떻게 주민들이 살 수 있었을까?

"1963년에 지심도와 이 건축물들은 통영 관할이었다. 당시 통영 세무서에서 건축물만 불하를 받았다. 토지를 불하를 받으려고 노력을 했지만 불하받을 수가 없었다. 1968년 이전까지는 지심도가 일본 육군성 소유였기 때문이다."

1965년에 소유권 이전을 앞두고 국방부가 섬을 방문했다고 한다. 와보니 열다섯 가구가 살고 집에 자식들이 대여섯명씩 있고, 초등학교도 있고, 경찰관도 한 사람 있고 해서 강제이주는 안되는 상황이었다.

"1965년에 국방부가 지심도를 중요 군사지역이라며 몰수를 했다. 땅을 몰수하면서 건축물은 인정해줬다. 살고있는 집, 농사짓는 땅은 인정을 해주되 그 대신 땅은 국가 소유니까 임대계약을 맺었다."

1968년 이후에 지심도 소유자가 일본 육군에서 국방부로 바뀐 뒤 매년 임대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지상권을 유지했다.

이 대표는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임대료를 내왔기 때문에 30년 부재지주 조항도 적용이 안됐다"며 "결국 국방부에서 거제시로 소유권이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우리 주민들은 토지를 불하받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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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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