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 3개 동시 가동 '재난이 일상'
한파 심각하면 추가
안전불감증 확산 우려
30일 오전 9시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서는 3개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가 열렸다. 동시에 3개의 중대본이 구성돼 운영되는 상황은 관련 제도가 만들어지고 처음 있는 일이다.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이날 모두 3개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대응과, 지난달 구성된 이태원참사 대응, 그리고 28일 새로 구성된 화물연대파업 대응을 위한 중대본 회의가 동시에 열렸다.
이날 중대본 회의는 모두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주재했다. 화물연대 중대본은 이상민 장관이 본부장이고, 나머지 2개는 국무총리가 본부장이지만 이 장관이 대리 진행하고 있다.
자칫 폭설이라도 내리면 중대본이 4개로 늘어날 수 있다. 폭설이 예상되면 선제적 대응을 위해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기 때문이다. 대형산불 등 대규모 사회재난이 발생해도 마찬가지다. 실제 30일 갑작스레 찾아온 한파 때문에 중대본 1단계가 가동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꺼번에 중대본 3~4개가 가동된다는 것은 '재난이 일상'이라는 의미다. 이상민 장관의 회의 모두발언도 화물연대 파업에서 시작해 이태원참사 사고수습과 코로나19 대응을 모두 아우르는 내용이었다. 현재 진행 중인 현안 대부분을 중대본에서 다루고 있는 셈이다.
재난이 일상화되면 안전불감증으로 이어질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27일 강원 양양군에서 발생한 헬기추락 사고도 전형적인 안전불감증 사고다. 헬기는 제작한지 47년 된 기종이고, 탑승자 명단에는 기장 외 1인이 기록돼 있었지만 실제 탑승자는 5명이었다. 더구나 사망자 중 2명은 헬기 운행 목적과 상관없는 일반인으로 드러났다. 헬기 정비사가 불법으로 지인들을 탑승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 소속 한 공무원은 "중대본이 3개 이상 운영된 적은 없다"며 "직원들조차 중대본 가동이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 일상이 되어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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