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파업)가 일주일째 지속되면서 철강 석유화학자동차 시멘트 사료 등 주요 산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한국시멘트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대한석유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철강협회 한국사료협회 등 7개 화주단체들과 함께 긴급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화물연대 파업의 즉각 중단과 안전운임제 철폐를 촉구했다.

현재 물류 차질로 인한 피해 규모가 가장 큰 것은 철강업계로 파악됐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 이후 전날까지 철강업체들은 제품 총 60만톤을 출하하지 못했다. 현재 철강재 평균 가격이 톤당 13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약 80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철강은 기초소재이기 때문에 철강제품 출하 차질은 연관 산업인 건설 자동차 조선 등 주력산업의 생산 차질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석유화학협회는 28일부터 하루 평균 출하량 7만4000톤(약 970억원) 가운데 30% 수준만 반출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매일 약 680억원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이번주 말부터 설비 가동률을 낮추거나, 운영을 중지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석유화학산업이 멈추면 하루 평균 피해 규모는 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시멘트업계는 출하율이 10% 아래로 떨어졌다. 이로 인한 하루 평균 매출손실 규모는 180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29일 시멘트 분야 운송거부자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으나, 화물연대는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분위기다.

자동차업계는 로드 탁송(완성차를 생산공장에서 공장 밖으로 빼내는 작업부터 수요지까지 배송) 등을 통해 화물연대 파업에 비상 대응하면서 하루 약 4억원을 추가 부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료업계는 부산항과 광양항 등을 통해 들어오는 원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컨테이너 보관료 등으로 매일 수백만원 이상의 물류비가 발생한다. 농장별 사료 평균보관량은 2~3일분으로 지속적인 보충을 못할경우 가축 아사 등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대한석유협회는 유조차 기사의 화물연대 가입률이 전국 약 70%, 수도권 90% 이상으로 추정했다. 정유4사 석유제품 생산은 현재 정상 운영 중이지만 파업 장기화시 석유제품 수급 차질이 우려된다.

한편 화물연대는 올해 말 일몰 예정인 안전운임제를 지속 시행할 것으로 요구하며 24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도 철강재 자동차 위험물 사료·곡물 택배 등으로 확대할 것을 주장한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운전자 안전 확보를 위해 거리에 따른 최소 운임을 국토교통부가 정하고, 이보다 적은 운임을 지급하는 화물차주에게 1000만원 범위에서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정부가 2020년, 3년 일몰제로 이 제도를 도입했으나 화물연대 측은 이 제도의 상시화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화주들은 제도 연장에 강력 반대입장이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화물연대는 타당하지 않은 안전운임제 상시화를 위한 집단운송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화주, 차주, 운송사업자 모두 윈윈(Win-Win)할 방안 마련에 나서길 바란다"며 "디지털운행기록계(DTG) 데이터 공유를 통한 정확한 사고 원인 진단과 그에 따른 처방 마련에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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