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스타트업 '복지 넘어 혁신 기회로'

지속가능 성장전략으로 '활용'

2022-12-07 11:09:44 게재

업무 스트레스 줄고 생산성 향상 … '워라벨' 설계는 덤

유통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주 30시간대 근무' 가 화두로 등장했다. 주 30시간대 근무는 주 4일제로도 불리는 유연근무형태다.


유연근무제는 업무효율을 높이고 생산성을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인재영입을 위한 복지차원 '당근책' 이상이란 얘기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쩔수 없이 도입했던 재택근무제의 경우 노사 모두 만족하는 근무형태로 자리잡았을 정도다. 유연근무제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활용법이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

7일 유통가에 따르면 유통 스타트업이 업무효율성 개선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으로 유연근무제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커머스 마케팅 플랫폼 '스토어링크'는 자유로운 업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혁신적인 근무제도를 도입했다. 2020년 5월부터 전체 임직원 대상 주 35시간 근무제를 적용 중이다. 또 스스로 재택근무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율 재택' 오후 1시부터 4시까지의 코어타임만 준수하고 나머지 업무시간은 조정이 가능한 '유연근무제', 제주도에 마련된 별장에서 근무할 수 있는 '워케이션(일+휴가)',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는 오전만 근무한 뒤 문화생활을 향유하도록 지원하는 '문화의 날'을 시행하고 있다.

스토어링크 관계자는 "근무시간이 크게 단축된 만큼 임직원은 제도 도입 직후부터 보다 효율적인 업무수행이 가능하도록 자발적으로 작업흐름(워크플로우)을 개선하는 등 생산성 증대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왔다"면서 "구성원 개개인의 업무 몰입도가 극대화됐을 뿐아니라 팀 단위 능률도 크게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무 시간 외 자기계발이 가능해짐에 따라 직원이 겪는 스트레스도 큰 폭으로 줄었다"고 덧붙였다.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는 일찍부터 유연한 근무 환경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2018년부터 매주 월요일 오전 근무가 없는 주 4.5일제를 도입했다. 주말 이후 월요일 러시아워 속 출근스트레스를 덜어줬다. 업무 만족도와 생산성을 동시에 높였다는 게 여기어때 측 설명이다.

여기어때는 최근 '스마트 워크 1.0' 일환으로 삼성동 사옥을 '스마트오피스'로 탈바꿈했다. 스마트 오피스에는 고정 좌석을 두지 않고 출근할 때 자리를 하루 단위로 배정한다. 업무 특성에 따라 좌석을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상시 재택근무제도 도입했다. 사무실 출근 인원을 줄이고 물리적 제약에서 벗어나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다.

프리랜서 마켓 크몽은 주 35시간 근무제를 시행중이다.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주 1회만 출근하고 이후에는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근무방식도 병행하고 있다. 개개인 업무 속도나 환경에 맞춰 스스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설계할 수 있다.

구성원이 직접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컬쳐 테스크포스 '컬티' 조직을 두고 있다. 참여 의사가 있는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컬티에 합류 가능하다.

매주 수요일마다 1시간씩 업무 시간 중 컬티를 연다. 코딩부터 다큐멘터리 시청, 게임, 커피까지 주제도 다양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스타트업 중심이지만 주 30시간대 근무 혹은 주 4일제를 도입하려는 유통업체들이 늘고 있다"면서 "실제 해당 근무 제도를 경험해 본 구성원 만족도가 높은 것은 물론 회사입장에서도 생산성 상승효과가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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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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