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앞 … 집안싸움 여권, 장외투쟁 야당

2023-02-06 11:39:08 게재

대통령실, 안철수 맹폭 … 안, 6일 일정 취소

민주당, 오늘 이상민 장관 탄핵안 발의 결론

대한민국호는 초유의 위기 앞에 서 있다. 경기둔화가 장기화되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 민생은 난방비를 비롯한 공공요금 폭탄으로 고통 받는다. 위기에 대응하고 민생을 구해야 할 정치권은 또다시 무책임한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여권은 집안싸움에 바쁘고, 야당은 장외투쟁에 나섰다. 위기의 대한민국호는 각자 알아서 살 길을 찾아야할 처지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여당 전당대회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전대미문의 장면을 연출했다. 대통령실과 친윤을 앞세워 유력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을 맹폭한 것. "윤핵관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 "'윤안 연대' 운운한 것은 극히 비상식적인 행태" "몽니나 부리는 사람이 친윤팔이" 등의 강도 높은 표현이 동원됐다. '친윤 당권' 창출→내년 총선 공천권 주도→인적쇄신을 꾀하고 싶은 윤 대통령이 안 의원의 선전에 놀라 직접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친윤쪽에서는 안 의원이 당권을 쥘 경우를 대비해 벌써부터 '대통령 탈당·창당설' '비대위 전환설'을 흘리고 있다.

안 의원은 맞대응을 피하는 모습이다. 안 의원은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통령실이 안 의원을 바라보는 시각에 날이 서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제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노력할 계획"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윤 대통령이 문제 삼은 '윤핵관' '윤안 연대' 표현도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예정된 붕사활동과 방송출연을 "정국구상을 위한 숨고르기"를 앞세워 전격취소했다.

지난 4일 윤석열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연 민주당은 '정권규탄' 수위를 이어간다. 2월 국회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추진하는 등 원내 대여 투쟁에 나설 전망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오늘 이태원 참사의 최종 책임을 물어 이상민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유가족의 절규와 국민의 상식에 입각한 책임있는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의원총회 등을 거쳐 이 장관에 대한 탄핵안 강행처리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4일 장외집회 후 당내 인사들의 발언수위도 한층 강화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6일 "국회는 정상적으로 운영하면서 원외에서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경 일변도 대응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한 중진의원은 "탄핵안의 실효성을 고려하지 않고 국회 차원의 책무만 강조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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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환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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