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일본 분명 호응할 것 … 우리 국민 믿어"

2023-03-21 11:09:46 게재

한일회담·69시간 논란 … 대국민 직접 설득 나서

"반일 외치면서 정치적 이득 취하려는 세력 있어"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국무회의에서 "한국이 선제적으로 걸림돌을 제거해 나간다면 분명 일본도 호응해 올 것"이라며 확신을 표했다. 한일정상회담 이후에도 국내여론이 호전되지 않자 사실상 담화 형태로 직접 대국민 설득에 나선 모습이다.

한일관계 정상화 언급하는 윤석열 대통령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일관계 정상화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한일 양국 정부는 각자 자신을 돌아보면서 한일관계의 정상화와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각자 스스로 제거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며 "현명한 우리 국민을 믿는다"고도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만약 우리가 현재와 과거를 서로 경쟁시킨다면, 반드시 미래를 놓치게 될 것"이라는 윈스턴 처칠의 말로 회의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취임 후 지켜본 한일관계와 관련해 "마치 출구가 없는 미로 속에 갇힌 기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날로 치열해지는 미·중 전략경쟁,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 북한 핵 위협의 고도화 등 우리를 둘러싼 복합위기 속에서 한일협력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며 "손을 놓고 마냥 지켜볼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저마저 적대적 민족주의와 반일 감정을 자극해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 한다면, 대통령으로서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우리 정부가 이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는 배타적 민족주의와 반일을 외치면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한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가 일본과의 국교정상화 당시 전쟁배상 요구를 포기한 사례를 들고는 "중국인 30여만명이 희생된 1937년 난징대학살의 기억을 잊어서가 아닐 것"이라며 "이제는 일본을 당당하고 자신있게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공급망 안정화 △자원 무기화 공동대응 △글로벌 수주시장 공동진출 등 한일관계 개선이 양국에 가져올 이익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데 공을 들였다.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 정상화는 결국 우리 국민에게 새로운 자긍심을 불러 일으킬 것이며, 우리 국민과 기업들에게 커다란 혜택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정부의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과 관련하여, 임금, 휴가 등 근로 보상체계에 대해 근로자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특히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만연한 우리 사회에서 노동 약자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확실한 담보책을 강구할 것"이라며 "고용노동부 등 관련 부처에 세밀한 심층 여론조사를 시행하고 제게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지시해 놓았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을 위한 제도를 만드는데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충분히 숙의하고 민의를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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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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