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속면했지만 '첩첩산중'

2023-09-27 11:01:29 게재

백현동·대북송금도 기소 불가피

3개 재판, 매주 2~3회 재판 출석할 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구속을 피했지만 재판에서 무죄를 다퉈야 하는 등 여전히 가시밭길을 헤쳐가야 할 상황이다. 현재 진행중인 재판이 2건인데다 추가 기소가 확실시돼 매주 2~3회 법원에 출근해야 할 판이다. 검찰 수사에 이어 재판이 이어져 사법리스크가 지속될 전망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가 현재 피고인으로서 재판받는 사건은 재판부 기준으로 2건이다.

우선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발언한 혐의로 지난해 9월 8일 기소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 심리로 재판받고 있다.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22일 방송 인터뷰 등에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다.

2021년 10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을 부인하면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있다.

기소 후 1년 넘게 진행된 재판은 최근 김 전 처장 관련 심리를 마무리하고 백현동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심리할 예정이다. 김 전 처장 사안보다 백현동 사안이 복잡해 심리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른 재판은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으로 같은 법원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에서 맡고 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민간 업자들에게 유리한 대장동 개발 사업 구조를 승인해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측근들을 통해 직무상 비밀을 업자들에게 흘려 7886억원을 챙기게 한 혐의 등으로 올해 3월 22일 기소됐다.

또 성남FC 구단주로서 4개 기업의 후원금 133억5000만원을 받는 대가로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 성남시 소유 부지를 매각하는 대가로 기업에 운영자금을 요구한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그동안 공판과 증거조사 일정 논의로 준비절차만 6개월 가까이 이어진 끝에 9월 15일 첫 정식 재판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단식 여파로 10월 6일로 연기됐다.

법원에 제출된 기록만 대장동 200여권, 위례 신도시 50여권, 성남FC 400여권 등 총 20만쪽에 달하며 참고인도 100여명에 이르기에 재판이 장기간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판부도 "1∼2년 정도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 재판에 더해 검찰이 백현동 개발 특혜·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기소하면 이 대표의 법원 출석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이 대표 측은 다른 두 사건처럼 공판준비기일부터 쟁점을 두고 검찰과 다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역시 준비 절차에만 수개월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대표가 얼마나 자주 출석해야 하는지를 놓고 양측이 신경전을 벌일 공산이 크다. 피고인은 형사 재판에 출석 의무가 있다.

실제로 대장동·위례신도시 사건 준비기일에서 주 1회 이상 재판해야 한다는 검찰과 2주에 1회 이상은 안 된다는 이 대표 측이 충돌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미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격주 금요일 법원에 출석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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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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