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중동 리스크 … 가계·기업 옥죈다

2023-10-25 11:07:13 게재

소비·기업경기 심리지수 하락 폭 키워

국제유가 불확실성, 고금리·고물가 우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에 따른 중동발 리스크가 경기를 짓누르고 있다. 수출이 일부 살아나고 있지만 실물경제 전반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소비자와 기업경영자 모두 심리지수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3년 10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1포인트로 전달(99.7)에 비해 1.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지난 7월(103.2) 정점을 보인후 석달째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내림폭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등 6개 세부항목을 지수화한 것으로 장기평균치(2003~2022년)를 기준값으로 지수가 100을 밑돌면 경기전망에 대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이번달 조사결과, 6개 세부항목 가운데 소비지출전망을 뺀 5개 구성지수의 수치가 모두 하락했다. 특히 생활형편전망(-0.5)과 향후경기전망(-0.5)에 대한 지수가 상대적으로 더 하락해 앞으로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중동전쟁 등 영향으로 국제유가 오름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보는 응답도 늘었다"고 말했다.

이번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4%로 9월(3.3%)보다 0.1%p 올랐다. 기대인플레가 상승 전환한 것은 올해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금리수준이 향후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거나, 주택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지수도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황 팀장은 "미국이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하고 장기 국고채 금리도 상승한 데 따른 것"이라고 했다.

기업경영자의 경기심리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25일 발표한 '2023년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다음달 BSI 전망치는 90.1포인트로 10월 전망치(90.6)에 비해 0.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BSI 전망치가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경기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한경협에 따르면, BSI 전망치는 지난해 4월(99.1)부터 20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고 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89.1)과 비제조업(91.1) 모두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중동발 리스크로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국내 물가 불안정과 제조원가 상승 등으로 제조업체 경기 심리가 더 악화될 수 있다"며 "대외리스크의 국내 파급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책을 선제적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금리 오르고, 주택가격 내릴 것" 소비심리 위축, 가계대출 감소 ?
대기업 11월 경기전망 어둡다

백만호 고성수 기자 hopebaik@naeil.com
백만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