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고, 주택가격 내릴 것" 소비심리 위축, 가계대출 감소 ?
상반기, 금리↓ 주택↑ 전망과 대조
올해 9월까지 주담대는 35조원 증가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향후 금리는 오르고 주택가격은 내릴 것이라는 심리가 커지고 있다. 상반기 가계대출이 급증하던 때와 심리가 거꾸로 움직이는 추세여서 실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감소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3년 10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번달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28포인트로 9월(118)에 비해 10포인트나 올랐다. 이 지수는 올해 1월(132) 이후 가장 높고, 오름폭도 2021년 3월(10포인트)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크다. 이 지수는 현재와 비교해 6개월 후 금리가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는지에 대한 답변을 기초로 수치화 한 것이어서 실제 소비나 저축 등의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미국이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하고, 장기 국고채 금리도 상승한 데 따른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당분간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지속될 것으로 느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이번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8포인트로 전달(110)에 비해 2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현재와 비교해 앞으로 1년 후 전망을 조사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포인트를 웃돌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강하다는 것이어서 여전히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는 의미다. 다만 상승세가 꺾인 만큼 향후 추가적인 하락 전망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두 지수의 흐름은 올해 상반기와 대조된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11월(61)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후 지난달(110)까지 열달 연속 꾸준히 올랐다. 특히 올해 1월 정부가 부동산 관련 각종 규제를 풀고, 특례보금자리론 등을 내놓으면서 급등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지난해 11월(151) 고점을 찍고, 6월(105)까지 빠르게 하락했다.
이처럼 지난해 말 이후 최근까지 금리는 내리고, 주택가격은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확산하면서 주담대를 비롯한 가계대출은 빠르게 증가했다. 한은이 이달 12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79조8000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4조9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3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다 4월(2조3000억원)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6개월 연속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주담대는 9월에 6조1000억원 늘어나는 등 올해만 누적 35조원 급증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주담대 등 정부의 가계대출 관련 거시건전성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창용 총재는 23일 열린 국회 기재위 한은 국정감사에서 "부동산과 금융시장 불안으로 완화했던 거시규제 정책을 먼저 강화해야 한다"며 "그래도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속도가 잡히지 않으면 그때는 심각하게 기준금리 상승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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