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융시장

'온라인 기반 투자자문사' 허용 추진

2016-01-18 10:58:02 게재

금융위 2차 업무보고

'고액자산가 중심' 탈피

1대1 맞춤 상담이라는 투자자문의 특성상 고액의 자산가만 이용해 온 금융상품 자문 서비스를 일반 투자자들도 온라인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자문업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오전 미래부 산업부 문체부 복지부 방통위 등 5개 정부부처와 함께 '창조경제와 문화 융성을 통한 성장동력 확충'을 주제로 한 2차 대통령 합동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혔다.

금융위는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온라인 자문 전문회사의 허용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는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자문사가 온라인 자문 프로그램인 '로보어드바이저'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을뿐 온라인에만 기반을 둔 자문사가 나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행법상 대면계약 체결을 의무화하고 있어 지점이 없는 온라인 전문 자문회사는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로보어드바이저 활성화 =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을 의미하는 로보와 자문 전문가를 뜻하는 어드바이저의 합성어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동적으로 포트폴리오 자문·운용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상의 자산관리서비스다. 투자자가 PC, 모바일 등을 통해 로보어드바이저 프로그램에 투자성향과 투자규모, 투자목표 등을 입력하면 맞춤형 포트폴리오와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적합한 판매사를 소개해주는 방식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미국 상위 11개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자문사의 관리 자산은 190억달러에 달했다. 2020년에는 4500억달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컴퓨터 기반의 저렴한 비용과 편리한 접근성, 자문 가능금액 최소화 등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투자자가 쉽게 이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온라인 자문회사는 오프라인 자문회사와 비교해 절반 이하의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관리 자산의 0.15~0.89% 수준이다.

금융위는 자문과 관련한 대면계약 체결 의무를 완화하고 계약의 주요 내용 이해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보완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로보어드바이저 프로그램이 유효성과 적합성을 갖춘 컴퓨터 프로그램인지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하기로 했다. 단순·표준화된 프로그램 난립으로 인해 개인별 맞춤형 자문서비스라는 제도의 취지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또한 금융위는 금융상품 자문과 판매를 결합한 원스톱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금융상품 자문은 투자자문사들이 맡고 판매는 은행과 증권사 등 별도의 채널을 통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문사와 판매사를 각각 방문해 별도의 계약절차를 거쳐야 하는 불편이 있다.

금융위는 앞으로 소비자가 전문 자문사의 자문을 받아 손쉽게 금융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은행·증권사 등 판매채널이 IFA(독립투자자문사), 로보어드바이저 등 다양한 자문사와 업무 제휴관계를 형성하면 자문사는 상품을 추천해주고 저렴하게 구매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3만개 유망 투자기업 정보 제공 = 금융위는 투자활성화를 위해 오는 25일 크라우드펀딩을 본격 시행한다. 성장사다리펀드 내에 200억원 규모의 크라우드펀딩 매칭펀드도 조성된다.

20일에는 기업투자정보 마당(www.ciip.or.kr)이 개설된다.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정책금융기관이 연내 3만개의 유망 투자기업 정보를 투자자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정책금융관의 거래기업 중 창업 7년 이내 기업은 9만개다. 이 중 투자수요가 있는 기업이 약 3만개로 추정된다. 정책금융기관은 이 중 1000개 이상의 기업을 투자 추천기업으로 기업투자정보 마당에 등록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정보통신기술(ICT)과 문화·콘텐츠 등 핵심성장분야에 올해 정책자금 80조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ICT와 바이오·헬스 등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분류된 유망 서비스 산업에 72조4000억원을 투입하고 소프트웨어와 게임, 캐릭터, 방송과 공연, 출판 등 문화콘텐츠 산업에 7조2000억원이 공급된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이 대출 49조원, 투자 8조원, 보증 23조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계좌통합관리서비스 올 4분기 시행 = 금융위는 은행에 관계없이 본인명의의 계좌를 한꺼번에 조회할 수 있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account info)를 올해 4분기 시행할 예정이다. 해당 서비스는 은행명과 계좌번호 이용상태 등을 일괄 조회할 수 있고 장기미사용·휴면계좌는 은행 방문없이 해지가 가능하다. 현재 잔고가 없는 은행 계좌는 약 3700만개로 추정되고 이는 장기 미사용 계좌 중 3분의 1에 해당된다.

계좌이동서비스(pay info)는 올해 상반기 전면시행을 앞두고 있다. 금융위는 계좌이동서비스와 계좌통합관리서비스 어디를 접속해도 두 서비스 모두 이용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를 통해 방치된 계좌의 잔고를 이전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이득이 생길 수 있고 손쉽게 계좌를 해지하면 미사용 계좌가 금융사기에 악용될 소지를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