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선 첫 행보는 '날 세우기'

2017-01-13 00:00:01 게재

"공정한 언론 아니다" "남의 약점 캐는 것 지양해야" "유엔직원 입 놀리는 것"

귀국연설·회견·인터뷰 분석

12일 귀국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사실상 대선 행보에 나섰다. "제 한몸을 불사지를 각오가 됐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귀국연설과 기자회견, 조선일보·중앙일보 등 일부 언론과의 귀국 비행기 내 인터뷰를 통해 주요 쟁점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자신에게 제기된 비리의혹은 강하게 부인했고 "무능력하다"는 비판에도 "터무니없다"고 했다. 무능력 논란을 해명하고 자신의 대통령 자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장황하게 자기 PR(홍보)을 했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과 정치권, 유엔 직원에 대해선 날을 세웠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는 주장

"중앙선관위에서 아마 어떤 국회의원이나 언론에서 문의가 있었을 때 분명히 자격이 된다, 이렇게 몇 번 유권해석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그 문제를 가지고 나온다는 것은 너무 바람직스럽지 않고, 공정한 언론이나 여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기자회견)

박연차 23만달러 수수 의혹

"(박씨를) 알지도 못하는 사이고 인연이 없다. 만난 일이 없다."(인터뷰)

SK텔레콤이 반 전 총장 아들의 골프장 예약을 잡아주는 등 부당지원했다는 의혹

"(아들이) 너무 억울해하고 회사를 그만두려고 한다. 인격살인이다."(인터뷰)

동생 반기상씨와 조카 반주현씨 기소에 대한 입장

"아들도 따로 살면 뭐 하는지 잘 모른다. … 나와는 전혀 무관하다. 정책으로 대결하지 않고 남의 약점을 캐고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인터뷰)

유엔 총장으로 업적 없다는 비판

"억울하고 야속하고 답답하다. … 우리 언론에서 그런 부정적인 것만 부각하는 것일 수 있다. … 유엔본부에 61년간 없었던 윤리국장을 내가 만들었다. 또 재산신고 제도도 도입했다. … 유엔총회 회원국들도 내 개혁을 싫어했다. 그래서 설득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직원들이 불신임 결의를 했다. (나에 대한 비판은) 직원들이 입을 놀리는거다. … 한국에서 비판이 너무 많이 나온다. 도배를 하다시피하니까 이제까지 나를 자랑으로 생각하던 한국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유엔총회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포함해서 각국 정상들이 빈말하는 것이 아니다. 전부 다 온더 레코드(보도 전제)로 나를 칭찬한다. 유엔 총회 본회의장에서도 하고, KBS에서도 다 녹화해서 갖고 있다. 그런데 쓰질 못한다. 내가 후보가 될 것 같다하니까 노조에서 편파적이라고 못하게 막는 거다."(인터뷰)

박근혜 대통령에게 쓴소리했나

"1년에 한번 내지 두번 정도 만났는데 그럴 때 그런 얘기하기가 참 힘든 면이 있다."(인터뷰)

대통령 잘할 수 있는 경쟁력은

"(유엔) 사무총장을 10년 해본 경험에 보면 어떤 나라는 왜 실패했고 어떤 나라는 왜 잘 하는가를 알 수 있다. 지도자들 수천 명도 더 만났다. 그들에게 느끼고 배운 것이 있다. 그런 면에서 나는 (대통령) 자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 자랑은 아니지만 한국 대통령을 아무나 하게 되면 이름을 알리는데 오래 걸린다. G20 회담 가서도 전 세계 지도자들과 어울렸을 때 한국 대통령이 어느만큼 자리를 잡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인터뷰)

대선 시대정신은

"대통합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대타협이 있어야 한다. … 지금 특권계층이 이 사회에 너무 많다. 심지어 노동계도 특권층이다."(인터뷰)

대통합은 어떻게

"사회 원로나 각계 대표로 해서 하이레벨 패널을 만들어 여야, 국회 할 거 없이 다 참여해서 그렇게 해서 시작을 크게 진짜 진지하게 해야한다. 그땐 귀족 노동자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인터뷰)

경제를 잘 모른다는 우려

"내가 경제를 모른다고 하는데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거시경제 차원에서 세계경제의 틀을 짠 사람이다."(인터뷰)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필요성

"너무 재벌의 영향이 크다. 거기서 계층간 갈등이 생긴다. 하청업체에서 똑같은 일을 하는데 60%만 임금을 받으면 그게 불공정한 사회, 불공평한 사회다. 거기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자세한 계획은 봐야겠지만 원칙적으로 재벌개혁을 해야한다고 본다."(인터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입장

"비판도 있고,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분쟁이 있는 당사국 간에 협상을 통해서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이런 노력, 그리고 어떤 완벽한 결론은 아니더라도 중간단계라든지, 그래서 양국 간에 합의가 이뤄지는 경우에 저는 늘 그런 협상을 통한 합의를 환영하고 격려해왔다."(기자회견)

"10억엔이 소녀상 철거와 관련된 것이라면 그건 잘못된 거다. 그렇다면 차라리 돈을 돌려주고 해야지, 그건 말이 안되는 거다. "(인터뷰)

사드배치에 대한 입장

"(한미가) 사드배치에 합의한 것이고 나는 지지한다. 한미동맹이 가장 중요한 방어축인데 한미 간 합의된 것을 문제가 있다고 다시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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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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