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박 대통령에게 전화 드릴 것"
박 대통령 최근 읽었던 '4차 산업혁명' 숙독하기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직무정지 상태의 박근혜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서도 외면하지는 않겠다는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귀국길에 비행기 안에서 박 대통령이 최근 읽은 것으로 소개된 '제4차 산업혁명'을 숙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전 총장은 13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원수시고, 새해 때 제가 인사를 못 드렸는데, 하여튼 전화를 한 번 드리는 게 마땅치 않나 생각하고 있다"며 "기회를 봐서 한번 인사를 드리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번 박 대통령에게 걸었던 연초 인사전화를 유엔 사무총장 현직에 있고 탄핵심판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 올해는 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초 인사도 안한 분이 박 대통령에게 연락을 하겠는가"라면서도 "하지만 반 총장이 온다고 하면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임기 중 유엔 총회 방문, 핵안보정상회의 등 다자회의를 통해 반기문 총장과 만나 국제현안을 논의했으며 대선 등 국내 문제도 거론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그는 국내로 들어오는 길에 비행기 안에서 일부 언론사와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그의 자리 앞엔 '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책이 놓여 있었다. 이 책은 최근 청와대 관계자가 춘추관에 들러 관사 칩거 중 박 대통령이 읽은 것으로 소개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일 박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과 떡국 조찬을 할 때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회장이 쓴 '제4차 산업혁명'을 언급했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통섭과 융합, 산업과 문화의 시너지에 대한 책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귀국 메시지를 통해 "지도자의 실패가 민생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것도 손수 보고 느꼈다"면서 "경제는 활력을 잃고 사회는 부정의로 얼룩졌다"고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비판했다. 이어 "패권과 기득권은 더는 안 된다"면서 "대통합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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