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한국리서치 특별기획 | 5.9대선 패널 2차 조사②
고민 많았던 대선, 지지후보 바꾸기 '최다'
선거기간 중 후보 변경 36.5% … 지지후보에 대한 확신 없음 반영
이번 5.9대선에서는 유권자들이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후보 선택에 고민을 많이 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권자 10명 중 4명 가까이가 후보 등록 후 지지후보를 바꿨고, 후보 결정 시기도 역대 어느 선거보다 늦었다. 이러한 유권자의 지지 이동으로 가장 손해를 본 사람은 안철수 후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5.9대선 패널 2차 조사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후보 등록 후 지지후보를 바꿨다는 유권자는 36.5%나 됐다. 이 수치는 2012년 대선의 16.4%(내일신문 조사), 2007년 대선의 17.0%(한국 정치학회 조사)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세대별로는 60세 이상에서 가장 많이 후보를 바꿨고(49.1%), 50대(35.6%), 20대(19~29세, 35.6%)가 그 뒤를 이었다. 후보 변경 유권자들의 최종 선택은 문재인 38.8%, 홍준표 25.2%, 유승민 15.3%, 심상정 8.7%, 안철수 8.6%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당초 다른 후보를 지지했다가 홍준표 후보로 변경한 사례(40.4%)가 많았고, 20세대에서는 문재인 후보(42.4%)와 유승민 후보로의 변경(27.0%)이 많았다.
이번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한국리서치의 패널 1차, 2차 조사를 비교해보면 안철수 후보 지지층이 가장 많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조사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의 90.6%가 2차 조사에서도 문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반면 1차에서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유권자 중 최종적으로 안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응답자는 46.7%에 불과했다. 1차 조사 당시 안 후보 지지층의 25.0%는 문 후보에게, 17.5%는 홍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 이탈층은 호남·60세 이상 연령층에서 많았다.
4월 중순까지 문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했던 안 후보의 추락에 대해 이현우 서강대 정치학과 교수는 "진보와 보수의 모호한 경계에 있었던 안 후보의 위치가 결국 집토끼와 산토끼 모두를 잃게 만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병설 유치원 자제 공약 △TV토론 실패 등도 안 후보 지지층을 이탈하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1차 조사 당시 홍준표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의 84.1%가 최종적으로 홍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특히 1차 조사 당시 지지후보 없다는 응답층의 36.5%가 실제 홍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가 무너지면서 구심점을 찾고 있던 보수세력이 결집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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