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 걱정 없이 배우고 싶어요"
학생들이 본 '선택형 교육과정'
고교학점제의 주체는 학생들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과목 선택을 경험한 학생들은 배우고 싶은 과목을 스스로 결정하는 과정이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교과 평가 체계와 대입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도 높았다.
'학생 중심 교육과정을 위한 고등학생들의 목소리' 주제로 열린 국가교육과정 포럼에서 발표자로 나선 서울 불암고와 삼각산고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자신의 진로에 맞게 선택과목을 고를 수 있다는 취지에는 인문 이공 예체능 계열을 생각하는 친구들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했어요. 이전 교육과정이면 과학 네 과목을 모두 배워야 했지만 생명과학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대신 '세계사'를 들으며 힐링하고 있다, 계열과 관계없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어 좋다, 이전 교육과정에 비해 개설 과목 수 자체가 늘어 좋다 등 비슷한 의견이 많았죠."
"'문학과 매체' 수업을 들었는데요. 수행평가 100%로 이루어지고, 모든 학생이 열심히 수업에 참여했어요. 저 역시 97.5점이라는 좋은 점수를 받아 뿌듯했죠. 하지만 수강자수가 적다 보니 상대평가로 인해 4등급을 받게 돼 아쉬웠어요. 하지만 등급과는 별개로 원작소설을 읽고 이를 각색한 영화를 보면서 매체 간 차이에 대해 생각해보고, 외부 강사 선생님께 영화제작 전반에 대해 배우면서 짧은 단편영화도 직접 만들어보고, 정말 좋았거든요. 이런 수업을 등급 걱정 없이 듣고 싶어요."
"재미있는 과목을 선택하고 싶은데 인원수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무척 아쉬웠어요. 처음에는 과목에 대한 호기심과 학구열로 선택했지만, 입시를 위해선 성적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으니 점점 인원수가 큰 걱정거리가 되더라고요."
"'물리학Ⅰ' 수업을 36명이 들었는데, 상대평가로는 9등이 4등급을 받게 돼요. 등급 받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대학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은 인원수가 적은 과목은 고려해서 평가한다고는 하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확실하게 반영해준다는 확신이 필요해요. 특히 수강자가 적은 과목은 지필평가 한번으로 평가되는데, 그보다는 수행평가를 여러 번 진행하는 게 더 맞는 방식일 것 같아요."
김지영 리포터 jane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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