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학생, 농촌에 더 많다
코로나19 여파로 학생들의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가운데 비만·과체중 청소년 비율이 7년 연속 증가해 22.3%를 기록했다. 도시보다 농어촌 학생의 비만율이 높고,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으로 갈수록 건강습관이 나쁜 것으로 파악됐다.
1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중·고등학교 10대 청소년의 비만율은 2020년 12.1%로, 전년(11.1%)에 견주어 1%p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과체중 청소년 비율이 10년 전인 2010년 12.3%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청소년 비만은 연령별 체질량지수(BMI :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기준 상위 5%에 속하는 비율로 따진다. 이번 조사는 전국 중고생 6만여 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에 따르면 비만·과체중 학생의 비율은 대도시보다 중소도시나 농어촌 지역이 더 높게 나타났다. 서울(21.5%)이나 부산(22.0%)에 비해 충북(25.7%), 인천(25.1%), 충남·전북(24.5%) 지역의 과체중 이상 비율이 높았다.
김경애 한국교육개발원 교육복지연구실장은 "청소년 비만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받지만, 사회 경제적 상태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면서 "특히 코로나19로 학교급식이 중단돼 취약 계층학생들은 기본적인 식사나 영양 보충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아침을 먹지 않는 비율과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으로 갈수록 더 높게 나타났다. 아침식사 결식률은 중학생이 35.5%, 고등학생이 39.0%였고,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중학생 23.4%, 고등학생 27.4%였다.
아침식사 결식률이 높은 지역은 강원(41.0%), 전북(40.9%), 광주(40.4%), 인천(39.8%) 순,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강원(27.0%), 광주·전북(26.8%) 순이었다.
조경희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성장기 청소년의 과도한 영양섭취는 비만을 부르고, 청소년 비만은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면서 "특히 소득간 계층간 지역간 격차에 따라 비만 문제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비만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조 교수는 비만 문제에서 드러나는 건강 형평성의 심각성과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단이 발행한 '2018 비만백서'에 따르면 인천 옹진군의 경우 패스트푸드를 섭취할 기회가 적고 농작물을 직접 재배해 섭취하기 때문에 비만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데 비만율이 전국 4위다.
백서는 △농번기나 성수기 시즌에는 운동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어려운 점 △젓갈과 해산물 등 짠 음식 과다 섭취 △섬 지역 특성상 특별한 여가활동 없이 TV를 보며 야식을 섭취하는 생활습관 등 생활 행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조 교수는 입시 중심의 교육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어릴 때부터 운동습관을 들이고 올바른 식습관을 가지고 있어야 성인이 돼서도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면서 "비만의 건강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올바른 영양 섭취와 신체활동, 보건 생활 교육의 중요성을 잘 살펴서 정책 당국과 각 지자체가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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