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하늘이 맑아졌네?" 황사바람의 역설
서울 시정 17.7km 나오기도
기상청은 3월 29일 낮 12시를 기해 제주 전역에 황사경보를 발령했다. 제주에 황사경보가 내려진 것은 2010년 11월 12일 이후 10년여 만에 처음이었다.
황사경보는 황사로 인해 1시간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가 2시간 이상 800ppm을 넘을 때 발효된다. 황사는 중위도(북위 20~50도) 지역에서 발생한 강한 바람이 몽골과 중국의 사막 불모지 휴경지 등을 통과할 때 주로 생긴다.
황사 1~2일 전 기상청은 몽골과 중국의 황사 관측정보, 중국 15개 지점의 미세먼지(PM10) 농도, 발원지 황사감시 기상탑, 기상위성 영상 등을 분석해 황사 발원 여부와 강도를 분석한다.
황사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되면 실시간 황사 관측자료를 분석하고, 토의를 거쳐 황사강도 변화와 예상 지속시간을 분석한다. 이 정보는 기상청 홈페이지와 휴대폰 문자서비스 등을 통해 신속하게 전달된다.
우리나라에 출현한 황사의 빈도를 발원지별로 살펴보면, '네이멍구'(내몽골)에서 발원한 황사가 전체 출현일수의 54.4%를 차지하며, 그 다음으로 고비사막 만주 황토고원 순이다.
황사가 대기 중으로 떠오르려면 건조한 지표 상태, 황사를 대기중으로 끌어올리는 강한 상승기류, 떠오른 황사를 주변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강한 상층부 바람이 있어야 한다.
올해 봄 10년 만에 발생한 강력한 황사는 발원지 일대의 기온이 5~8℃로 높았고, 겨울에 눈이 적게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황사 때 몽골에서는 모래폭풍으로 유목민 80여명이 실종됐고 사망자도 여러명 발생했다. 실종자 대부분은 구출됐지만 일부는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네이멍구 일부 지방은 유치원과 초중학교에 임시휴교 조치를 발령했다.
중국 기상국은 이번이 10년 만에 가장 강력한 황사라고 밝혔다. 3월 28일 중국 베이징 일부 지역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3000ppm을 넘기기도 했다.
황사는 발원지에 가까울수록 황사 물질의 입자 크기가 크고 농도도 높다. 최악의 황사 발생시 미세먼지 농도는 △(내)몽골 5만ppm △베이징 5000ppm △한국 500~1000ppm 정도라고 보면 된다.
뉴스도 대부분 베이징발이다. "차 위에 모래먼지가 뿌옇게 쌓였고, 운전자들은 한낮에도 시야 확보를 위해 헤드라이트를 켜야 했습니다." "세계의 종말 같아요. 이런 날씨에 정말 밖에 있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작 황사 발원지 주민들은 이런 TV 뉴스를 보고 "베이징 것들이 황사가 뭔지 알아?" 코웃음을 친다고 한다.
황사를 몰고오는 강한 서북풍은 미세먼지를 깨끗이 씻어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황사경보가 발령된 3월 29일 오전 7시 2.2km였던 서울의 시정거리가 오후 7시 17.7km로 늘어났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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