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석 민주당, '개혁 3법(정치·검찰·언론개혁법)'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나

2022-04-05 12:03:23 게재

국민의힘 거부, 논의 안돼

민주당 73명 농성, 여론전

강경지지층 '검언 개혁' 압박

"국민 관심 없다" 지적도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패배 이후 내 건 '선거·검찰·언론 등 개혁 3법 통과'가 지방선거 이전에 이뤄지기 어려워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논의 자체에 소극적인 데다 선거가 눈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진보진영이 총선을 앞두고 공직선거법(준연동형비례대표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검찰개혁법) 등을 밀어붙인 것처럼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개혁 3법을 국민의힘 없이 통과시킬지 주목된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단독 처리할 경우엔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5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의 추진 방향과 속도 등을 논의한다. 먼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주민 의원이 검찰개혁법의 내용과 논의 진행상황을 설명할 예정이다. 언론·미디어 제도개선 특위 여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현재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 앞까지 올라가 있는 언론개혁법안에 대한 내용을 보고하기로 했다. 여야가 대선기간 중 내놓은 공약 중 공통된 내용을 놓고 협의하기 위한 조율도 의총 안건에 들어가 있다.

다당제 정치개혁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김영배 의원│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지방선거 선거제 개혁과 다당제 정치개혁 촉구' 시민사회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검찰 개혁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검찰의 수사나 경찰의 수사를 막기 위한 것 아니냐, 퇴임하는 대통령이나 낙선한 대선 후보를 지키기 위한 것 아니냐, 검찰의 비리수사를 훼방하는 것 아니냐는 눈으로 보는 분들도 있는데 이게 다 근거 없는 말씀"이라며 "검찰개혁을 통해서 인권과 수사라고 하는 인권존중과 범죄수사라는 기능을 바로 세우자는 것이고 검찰이 가지고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함으로써 (검찰의 무소불위 권력행사, 기소편의주의를 통한 공소권 남용 등) 이런 것들을 막아주자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근본적으로 제도를 올바르게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은 최근 민주당 의원들을 검찰개혁 반대, 찬성으로 구분하고든 반대하는 것으로 분류된 의원들에게 문자, 팩스, 전화, 댓글 등을 무더기로 보내며 압박했다. 의원들마다 자신의 '무죄(검찰개혁 찬성)'를 알리기 위해 페이스북 등에 입장을 내놓은 등 소란이 이어졌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강성파에 휘둘리면 지방선거 다시 한번 패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위한 선거법 개정도 제자리걸음이다. 민주당은 정의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등과 같이 밖으로 나와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전날 민주당 의원 73명은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 민주당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국민께 약속한 대로 다당제 연합정치로의 정치교체에 앞장서겠다"면서 "기득권을 먼저 내려놓고 미래 담론을 주도하고 미래를 개척하는 길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정치개혁특위 위원인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정개특위 일정조차 잡지 못할 만큼 국민의힘이 논의 테이블에 나오지도 않고 있다"면서 "대선때 여야 후보들이 모두 합의한 내용들을 모른 체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하고 이를 알려야 한다"고도 했다.

민주당이 진보진영 소수정당들과 손잡고 선거법을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내에는 다양한 논의가 있지만 '단독 처리'가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민주당 지도부의 모 의원은 "일부 의원들이 강경하게 밀어붙이자는 의견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이라며 "명분만 가지고 밀어붙였다가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했다. 여당 모 중진의원은 "민주당이 대선에서 성과를 내지 못해 패배한 게 아니라 독선, 독주, 내로남불 탓이었다"이라며 법안 단독통과에 부정적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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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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