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 '윤석열 색깔' 입히기 속도 … 순풍? 역풍?
윤핵관 맏형 권성동, 원내대표 경선 출마
당선인 대변인 김은혜, 경기지사 출사표
"당청 시너지 위해 필요" "내부견제 안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해 7월말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당원 신분은 반년을 겨우 넘긴 것. 아직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 주류로 자리잡지 못한 이유다. 대선 당시 윤 당선인측은 "의원들이 뛰지 않는다. 절반 이상은 구경만 한다"는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대선 이후 윤 당선인측이 국민의힘에 '윤석열 색깔'을 입혀야겠다는 생각을 할 것으로 관측된 이유다. 윤 당선인측은 "취임 뒤 당청 시너지를 위해 당의 면모를 바뀌야 한다"는 이야기를 곧잘 흘렸다. 실제 윤 당선인측은 국민의힘 '접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우선 8일 선출되는 원내대표에 윤핵관 맏형인 권성동 의원을 앉히려는 움직임이다. 권 의원은 5일 오후 원내대표 출마를 밝힐 예정이다. 원내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을 이끌면서 거대야당(민주당)에 맞서는 자리다. 청와대로선 원내대표와 호흡이 잘 맞아야 입법이든, 예산이든 추진할 수 있다. 윤 당선인은 1년전 원내대표 경선에서 2위를 차지했던 김태흠 의원을 설득해 원내대표 대신 충남지사 출마로 선회시켰다. 권 의원의 원내대표행을 돕기위해 윤 당선인이 직접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윤 당선인측의 의지가 알려지자, 당내에서는 한때 "권 의원을 합의추대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반발도 감지된다. 조해진·김도읍 의원의 출마가 점쳐지면서 경선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윤 당선인 대변인인 김은혜 의원은 5일 경기도지사 경선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 경기도지사 경선에는 윤 당선인과 대선 경선에서 겨뤘던 유승민 전 의원과 심재철·함진규 전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윤 당선인의 신뢰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 김 의원은 윤 당선인 측근들의 강한 설득을 받아들여 출마 결심을 했다는 후문이다.
인지도가 높은 유 전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김 의원을 중심으로 후보단일화가 성사되고 당원표심이 요동친다면 경선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충북지사 경선에는 김영환 당선인 특별고문이 나섰다. 김 고문은 4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지방선거는 격전으로 끝난 대선의 연장선 위에 있다"며 "중앙권력뿐만 아니라 충북의 지방권력도 교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충북지사 경선에는 박경국 전 차관과 오제세·이혜훈 전 의원이 출마한 상태다. 충북지역 의원들(박덕흠·이종배·엄태영)은 김 고문의 출마를 지원하고 있다.
윤 당선인측이 국민의힘에 '윤석열 색깔'을 입히기 위해 나선 것으로 비쳐지자, 당내에서는 "당청 시너지를 위해 필요한 수순" "건전한 당청관계를 해치는 무리수"라는 의견이 충돌한다.
박근혜정권 당시 비주류인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지도부를 장악하자,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가 정면충돌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청와대와 김 당시 대표는 2016년 총선 공천권을 놓고 갈등을 빚다가 '옥새파동'으로 번지면서 총선 패배를 자초했다. 청와대와 유 당시 원내대표는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충돌했다. 박 대통령은 유 당시 원내대표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라고 비판하면서 유 당시 원내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박근혜정권 당시의 당청관계를 기억하는 국민의힘에서는 "당청간 충돌을 막고 협조관계를 만들기 위해선 당에 '윤석열 색깔'을 입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청 시너지를 내기 위해선 당 핵심부에 윤 당선인과 교감할 수 있는 인물이 대거 포진해야한다는 논리다.
반면 "박근혜정권 당시 청와대가 여당을 청와대 출장소처럼 부리려다가 탄핵사태로까지 치달았다"는 반박도 만만찮다. "당청이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가 되는게 더 효율적이다. 또다시 여당이 청와대 지시대로만 움직이면 청와대 일탈에 대한 내부견제 기능까지 무너진다"(국민의힘 수도권 의원)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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