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 넘어 새 화두 '기후탄력성'
전환에만 국한되면 또다른 문제
탄소중립 진정한 과제는 '순환'
탄소중립을 위한 각 분야별 움직임이 분주하다. 하지만 에너지전환 등 '전환'에만 중점을 두면 곧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기후탄력성'이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화두로 등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1일 홍제우 한국환경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후변화적응과 자연재난 경감의 관점에서 기후탄력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보다 명료한 정책 수립·이행을 위한 기초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며 "실제로 수행하고 있는 많은 대응 정책들과 사업이나 활동들이 기후탄력성과 어떠한 연관성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2실무그룹 6차 평가보고서에서는 기후탄력적 개발 경로(CDRP)로 나아가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기후탄력적 개발 경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의 거버넌스 참여와 다양한 지식들의 융합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기후탄력성을 아주 간단히 설명하면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로 A가 B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치자. 기후탄력적 접근은 종전처럼 B를 A수준으로 복구하는 게 아니라 리질리언스(Resilience, 회복탄력성)를 강조해 더 나은 C로 발전을 모색한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어떤 개념을 정책으로 풀어내기 위해서는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일정 부분 필요한 게 현실이다. 이에 비해 기후탄력성은 최근 새롭게 등장한 화두인 만큼 종전 생태계 리질리언스와 다른 리질리언스 개념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만큼 연구가 쌓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탄소중립을 위한 각종 '전환'을 뛰어넘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지난 6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기후변화포럼 심포지엄에서 이회성 IPCC 의장은 이렇게 말했다.
"탄소중립의 과제는 전환이 아니라 순환이다. 전환은 그에 따른 새로운 문제를 초래한다. 새로운 기술은 당면한 문제를 풀면서 동시에 새로운 문제를 발생시켜왔다. 전환의 완료로 시스템의 탄소중립은 달성되겠지만 탄소중립 시스템 작동으로 발생하는 생태계 부하가 중립적일 거란 보장은 없다. 궁극적으로 지구생태계 서비스 공급능력 범위 안에서 인류의 삶이 계속 나아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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