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쇠나무 유전자다양성 확보 시급
포스트 2020 글로벌 생물다양성
15차 CBD당사국총회 채택예정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CBD) 당사국총회'를 앞두고 고로쇠나무 유전자다양성 확보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고로쇠나무는 제한적인 환경에서 오랜 기간 살다보니 근친교배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한 상태다.
7일 안지영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박사는 "생물다양성에는 다양한 요소가 있는데 유전자다양성 확보는 가장 기초적인 단계라 할 수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고 우리도 유전자다양성 폭을 넓이기 위해 관련 연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12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릴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선 '세계 생물다양성 전략'(포스트 2020 글로벌 생물다양성)이 채택될 예정이다.
생물다양성은 △생태계 다양성 △종 다양성 △유전자 다양성 △분자 다양성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유전자다양성이 높으면 전염병이 돌거나 물리적인 환경이 극단적으로 변해도 살아남는 개체가 있을 확률이 높다. 멸종위기종 보호 등에 중요하다.
◆근친교배 등으로 인한 문제 나타나 =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신서 '경제수종 ⑧ 고로쇠나무'에 따르면 고로쇠나무 집단이 매우 제한된 환경에서 오랜 기간 세대반복을 계속해 서식함에 따라 유전적 부동(genetic drift) 현상이 나타났다. 또한 근친교배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걸로 추정됐다.
고로쇠나무는 단풍나무과 단풍나무 속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 수종이다. 한국 중국 일본 등에 분포한다. 고로쇠나무 우산고로쇠 만주고로쇠 해변고로쇠(붉은고로쇠) 등이 있다.
유전적 부동이란 개체군 내에서 자연 선택 이외의 요인에 의해 대립 유전자의 빈도가 매 세대마다 기회에 따라 변동하는 현상이다. 주로 크기가 작고 격리된 집단에서 일어난다. 한 예로 코에 점이 있는 원숭이가 있다고 치자. 집단 크기가 지나치게 작으면 어느 한 순간에는 코에 점이 있는 원숭이가, 다른 때에는 코에 점이 있는 원숭이가 많이 나타날 수 있다. 시간이 흘러 코에 점이 있는 원숭이들만이 남게 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전염병 등이 발병했을 대 몰살될 확률이 높다.
'경제수종 ⑧ 고로쇠나무' 연구는 강원 인제, 경남 거제 등 전국 11개 고로쇠나무 자생집단을 조사한 결과다. 이들 집단은 대부분 산복(산이 가파르게 기울어진 곳) 계곡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또한 자갈 등이 많아 나무가 자라기 힘든 석력도가 높은 입지 환경을 보였다.
유전다양성 평가 및 집단 유집분석을 종합할 때 정선 청양 보은에 있는 고로쇠나무 자생집단이 유전다양성이나 진화적 안정성이 높았다. 가장 이질적인 집단은 보은 지역에 자생하는 고로쇠나무로 유전자원보존림으로서의 가치가 있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고로쇠나무가 고사하거나 바람 등의 영향으로 자연집단이 점차 소멸되고 있어 유전자원 보존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침엽수 못지않게 피톤치드 뿜어내 = 고로쇠는 도선국사의 무릎이 펴지게 했다는 전설이 내려올 정도로 수액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산림치유라는 기본적인 효능을 잊어서는 안된다. 고로쇠는 모노테르펜(monoterpene) 등 피톤치드 물질을 다량으로 뿜어내는 수종이기도 하다.
한국산림과학학회지에 실린 논문 '국내 수종별 생물유래휘발성유기화합물(BVOCs) 방출량 (1)'에 따르면 고로쇠나무가 뿜어내는 모노테르펜 양이 리기다소나무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사실 모노테르펜은 주로 침엽수에서 방출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논문에 따르면 고로쇠나무 백목련 등 일부 활엽수종도 모네테르펜을 주로 방출했다.
이번 연구 대상은 도시숲 주요 수종 30종(3년새 이하 묘목)이다. 이들 수종을 순환형 챔버 장치에 넣어 표준환경조건(온도: 30℃, 광도: 1000 μmol/m²/sec)에서 시료를 포집한 뒤 열탈착-가스 크로마토 그래피/질량 분석기(GC/MS) 등을 활용해 건중량 당 수종별 모노테르펜 등의 방출량을 분석했다.
[관련기사]
▶ [죽어가는 고로쇠나무] 6월 중순인데 수액바늘 그대로 … 나무들 죽어가
▶ 수액채취로 죽어가는 고로쇠나무
▶ [메이플시럽과 고로쇠수액] 단풍나무과 나무들이 수액을 내뿜는 원리
▶ 고로쇠 수액 채취, 이렇게 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