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원 습지가 온실가스 흡수한다고?
자연기반해법 통한 보전 관심
탄소축적능력 연구 걸음마단계
철새 서식지 등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해 습지 보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환경부에 따르면 2022년 12월까지 확인된 국내 습지 총면적은 3635.6㎢로 국토 면적의 약 3.6%에 해당한다.
이 중 내륙습지는 1153.6㎢ 로 약 1%에 불과하지만 그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로 제4차 전국내륙습지 모니터링(2016~2020년) 결과에 따르면 습지 2499곳 중 176곳이 매립 등으로 사라졌다.
17일 추연수 국립생태원 습지연구팀 전임연구원은 "습지는 수생식물들에게 다양한 서식처를 제공해줄 뿐 아니라 먹이사슬상 더 상위 포식자인 조류나 포유류에게까지 먹이원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최근 습지의 탄소흡수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부분에 대한 연구도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6~2020년 우리나라 내륙습지 1061곳에서 야생생물 6786종이 서식하는 걸로 확인됐다. 또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267종 중 116종(약 42%)이 습지에 서식 중이다.
습지 보전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은 전세계적인 추세다. 람사르협약사무국의 '지구습지전망-2018년 세계 습지 현황 및 인류에 제공되는 습지 서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1970~2015년 내륙 및 해양·해안 습지 모두 약 35% 감소했다. 이는 산림소실과 비교했을 때 3배나 빠른 속도다.
이러한 전세계적인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2030년까지 전세계 바다와 육지의 30%를 보호하는 내용을 담은 생물다양성 국제협약이 체결됐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를 채택하고 연 2000억달러 재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탄소배출 뿐만 아니라 흡수원의 역할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취지의 연구도 늘고 있다. 탄소흡수원인 습지의 가치를 정량적으로 평가해 훼손된 습지 복원은 물론 탄소흡수능력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자연기반해법(NBS) 대상으로 습지를 꼽았다. 자연기반 해법은 과도한 인간 간섭으로 훼손돼 기능이 약화된 자연을 복원해서 만들어지는 생태계 서비스 기능을 통해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아직 구체화된 방법이나 정량적인 평가 기법 등이 미흡한 상황이지만 기후변화 측면에서 감축과 적응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17일 환경부 관계자는 "그동안 습지 생태계서비스 가치나 탄소 흡수·배출 정량화에 대한 연구가 미흡했다"며 "내륙습지 온실가스의 배출·흡수량 산정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국가고유 배출계수 개발 등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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