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경기침체에 개인도 기업도 힘들다

2023-02-22 11:08:07 게재

제조업 경기 31개월 만에 최저 … 소상공인 "난방비 폭탄"

'물가 오르고 취업 어렵고' … 1월 경제고통지수 역대 최고

한국 경제가 최악의 경기둔화기를 맞고 있다. 반도체 업황 침체에 무역수지는 역대 최대 적자를 냈다. 제조업 체감 경기는 31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물가는 5%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취업은 더 어려워졌다. 1월치 난방비 고지서를 받아든 가계와 자영업자들은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 봄은 왔건만 봄이 아니다.

2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경제고통지수가 1월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경제고통지수는 미국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고안한 지표다. 실업률에 물가상승률을 더해 구한다. 물가와 고용지표는 가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제지표인 셈이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1월 경제고통지수는 8.8로 집계됐다. 1999년 6월 실업률 집계 기준 변경 이후 1월 기준 가장 높았다. 지난달 실업률은 3.6%, 물가상승률은 5.2%였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0년 1월(8.5)이었다.

특히 물가는 서민체감경기와 직결돼 있다. 물가상승률은 2021년 4월(2.5%)부터 지난달까지 22개월 연속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인 2.0%를 넘어섰다. 물가 오름세는 작년 7월(6.3%) 정점을 찍었다. 이후 8월(5.7%), 9월(5.6%), 10월(5.7%), 11·12월(각 5.0%)에 걸쳐 둔화하는 듯했다. 그러나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 영향으로 지난달 5.2%로 다시 상승했다.

물가 고공행진에 자영업자들은 아우성이다. 전날 소상공인연합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한파보다 더 무서운 난방비 폭탄이 떨어졌다"며 소상공인을 취약계층에 포함해 에너지지원을 법제화할 것을 요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실시한 긴급 난방비 실태조사 결과 난방비가 30% 이상 상승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51.6%에 달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다시 얼어붙고 있다. 반도체 등 주력산업 경기가 나빠지면서 제조업 체감 경기가 2년7개월 만에 최악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이달 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3p 하락한 63을 기록했다. 제조업 업황 BSI는 3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2020년 7월(59)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추락했다.

큰 기업도 경기침체 여파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전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3월 BSI 전망치가 93.5를 기록했다. 대기업 BIS도 지난해 4월(99.1)부터 12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고 있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한달 전에 비해 경기전망이 긍정적,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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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식 김형수 백만호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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