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물가 고공행진에 고용한파까지 겹치면서 지난달 경제고통지수가 1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고안한 경제고통지수는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합한 수치다. 지수가 높을수록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이 고통스럽다는 뜻이다.

22일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경제고통지수는 8.8이었다. 지난 1999년 6월 실업률 집계 기준 변경 이래 같은 달 기준 역대 최고치다. 1999년은 국제통화기금(IMF) 충격 여파로 실업률이 급등할 시기였다.

◆물가 고공행진에 =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5.2%, 실업률은 3.6%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해 실업률은 0.5%p 내렸지만 물가 상승률이 1.6%p 올라 경제고통지수가 1.1p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물가상승률은 5.0%, 실업률은 3.0%로 경제고통지수는 8.0을 기록했다. 전월과 비교해도 0.8p 커졌다.

지난해에는 특히 고물가 영향으로 경제고통지수가 치솟았다. 6%대 고물가를 기록한 작년 6월 9.0을 찍어 2001년 3월(9.1) 이후 2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년8개월 만에 최대인 6.3%를 기록하는 등 9.2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작성했다.

지난달 증가세가 둔화하는 듯 보였던 물가 상승률이 전기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증가폭을 키웠고, 실업률도 다른 시기보다 높은 겨울철 특성이 반영돼 경제고통지수 상승을 부채질한 것으로 풀이된다.

◆2월은 더 어렵다 = 2월에는 경제고통지수가 9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 상승에 난방비 지출도 커지고, 농산물 가격도 뛰면서 물가가 더 오를 수 있어서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줄어드는 가운데 실업자 수가 두 달 연속 100만명을 넘어서면 경제고통지수도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달 지역별 경제고통지수는 강원(13.2)이 가장 높고 인천(9.9), 경남(9.7), 전남(9.7), 충북(9.6), 대구(9.6), 울산(9.4), 충남(9.0), 경북(8.9), 전북(8.7), 부산(8.5), 서울(8.5), 대전(8.4), 제주(8.1), 경기(7.9), 광주(7.9), 세종(7.4) 순이었다.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1곳이 1월 기준 경제고통지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회재 의원은 "정부는 서민과 중산층 등 민생을 위한 고물가 폭탄 해결책 마련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최악 경기침체에 개인도 기업도 힘들다
▶ 제조업 체감경기 계속 추락
▶ [난방비·전기료 급등에 절망하는 소상공인] "먹고 살게는 해줘야"… 소상공인 절반 "30% 이상 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