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나승식 한국자동차연구원장

"자율주행차 경쟁력 핵심은 전문인력"

2023-08-11 11:34:28 게재

국내 산업·학계와 협력해

SW 기술역량·인력양성 추진

나승식(사진) 한국자동차연구원 원장은 "인류 최고의 발명품인 자동차는 이제 '스스로 굴러가는 자동차'를 꿈꾸고 있다"며 "4차산업혁명에 따른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로 '모빌리티' 개념이 확장되면서 단순 이동수단이 아니라 또 다른 삶의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차는 4차산업혁명의 대표적 키워드인 D(Data)·N(Network)·A(Artificial Intelligence)기반 미래기술을 가시화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자동차산업을 영위하는 모든 국가들이 선제적 투자로 기술선점을 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율주행차 부문에서 우리나라의 국제 경쟁력 수준

자율주행 기술력은 분야별 수준이 상이하다. 통신기술은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4G 전국 커버리티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 최고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부품·SW 측면에서는 인지·판단 등 핵심기술력(인공지능)이 선진국 대비 77% 수준이다. 센서·차량용반도체 등 핵심부품은 해외에 의존하는 현실이다. 서비스 측면 또한 이해관계 충돌이 발생하며 다양한 서비스 지연을 불러오고 있다.

향후 자율주행 시장을 선점하려면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제조업과 사물인터넷, 데이터, 인공지능 등 4차산업기술의 융합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

실효성있는 인재 육성도 중요한 숙제다. 마지막으로 자율주행산업 생태계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통해 중견·중소기업의 기술역량 확충이 중요하다.

■자율주행 연구·전문인력 양성의 현황과 문제점은

레벨4~5 수준의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가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자율주행 레벨2 기술 상용화를 넘어 최근 레벨3 수준의 자동차 양산을 위해 경쟁 중이다.

자율주행차 상용화 연구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키는 전문인력이다. 직접 자동차 부품 및 관련 기업을 방문하면서 현장 목소리를 청취해 보니 다수 기업이 미래차 전문인력 부족을 호소했다.

전문인력 풀 자체가 적은 데다가, 이마저도 IT·전자 대기업을 선호하는 추세여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우리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내 차량용 SW인력은 1000명 미만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자동차산업 규모를 고려하면 차량용 SW 인력이 최소 1만명 이상 있어야 한다.

■넓고 깊은 인력풀은 인력양성의 핵심이다. 그런 점에서 진로교육이 중요한데, 이번 행사의 취지와 목표는

최근 10년 사이 자연계열 최우수 학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자동차산업 인재배출 기반인 공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학과로의 분산이 이루어졌다. 반면 최근에는 전국의 의대가 채워지고 난 후 다른 학과들이 배치표에 등장하는 실정이다.

원인 중 하나로는 자신의 진로·전공을 결정하는 고교 시기에 각 학과와 특정 분야에 맞게 특화된 진로체험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보기 어렵다는데 있다. 이에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이공계열 핵심 인재들의 자동차산업 전문인력 조기 양성의 기틀을 마련하고 폭넓은 진로 기회 제공 일환으로 '미래차분야 인재 조기육성 프로그램-자율주행 모빌리티 해커톤 캠프'를 주최했다.

미래 패러다임의 핵심인 '자율주행차' 분야에 대한 직간접적인 이론과 실습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실질적인 관심과 흥미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일반 고교로 확산돼 이공계열 핵심 인재들의 진학선택에 도움이 되기글 기대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자율주행차와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위해 어떤 연구활동에 주력하나.

글로벌 산업규격의 컴퓨팅플랫폼 설계기술 개발을 위해 판교 R&D 센터를 개소해 반도체·센서, 빅데이터·SW 핵심기술역량 조기확보에 힘쓰고 있다. 향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자율주행, 커넥티비티컴퓨팅 플랫폼 모델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나아가 국내 산업계·학계와 협력을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개발에 필요한 요소기술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외에 내연기관차 부품업체들이 미래차 부품기업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산업통상자원부와 '자동차 부품기업 혁신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자동차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 대표기관 역할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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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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