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에 럼피스킨까지, 올해 한우농가 막막
백신 400만마리분 전국 일제 공급
조기 차단 못하면 수출길 악영향
소 전염병인 럼피스킨병 백신이 전국에 일제 공급되면서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기 차단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한우 수출 등 국내 축산업계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중수본)는 약 400만마리 분의 럼피스킨병 백신을 긴급 수입해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모든 지자체에 배부를 완료했다고 1일 밝혔다.
10월 19일 충남 서산에서 럼피스킨병이 국내 처음 발생함에 따라 정부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비축했던 백신 약 54만마리 분을 공급해 긴급 접종했고,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약 400만마리 분 백신을 추가로 수입했다.
배부된 백신은 10일까지 모두 접종을 마무리할 예정으로, 현재 접종률은 40%를 넘어서고 있다.
백신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는데 3주가 걸려, 당분간 럼피스킨병이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방역당국은 11월 중순까지 전국 소 농장에 집중소독을 실시하고 통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안용덕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소 사육 농가는 백신을 받은 즉시 신속하게 접종을 완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럼피스킨병은 1일 오후 2시 현재 전국 8개 시도에서 74건이 발생했다. 전남과 경남까지 확산한 럼피스킨병으로 살처분됐거나 살처분되는 소는 5077마리다. 중수본은 의심 신고 한 건에 대해 추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럼피스킨병 발생으로 한우 수출은 타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얻기 전인 올해초 4년 4개월 만에 구제역이 발생해 한우 수출에 차질을 빚었다. 이후 구제역이 소멸하면서해당 수입국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수출길이 다시 열렸다.
하지만 럼피스킨병 발생으로 한우 수출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최근 강원 양구지역 농장에서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횡성 축협 한우가공품의 홍콩 수출이 전면 중단된 바 있다.
백신 공급으로 럼피스킨병을 조기 차단하지 못할 경우 수출 중단은 물론 국내 한우산업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축산농가는 백신 접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수의사 접종을 확대하고 지도 인력을 충원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수본 관계자는 "수출 물량이 생산되는 공장이 있는 지역에서 럼피스킨병이 발병하지 않을 경우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홍콩의 경우 럼피스킨병이 발생하지 않은 경북과 제주에서 수출이 가능하다"며 "말레이시아는 수입 위생조건이 농장 단위이기 때문에 발생 농장이 아니면 수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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