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여론조사의 안과 밖 ⑬ │표적집단토의(FGD)

이제는 '50대'가 캐스팅보트

2014-05-22 11:51:06 게재

투표 비중 50% 돌파 가능성 … 승부처는 '50~54세' 구간

40대는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다. 이른바 40대가 승패를 결정한다는 흔들림 없는 선거 원칙이었다. 그러나 이제 각종 선거의 캐스팅 보트는 40대에서 50대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2012년 4월 국회의원 선거의 40대 연령별 인구비율은 21.9%로 50대의 18.8%보다 약 3%p 많았다. 그러나 40대 투표율은 52.6%에 그쳐 50대의 62.4%보다 10%p 가량 낮았다. 따라서 투표율을 고려한 연령별 투표인 비중은 50대가 21.6%로 오히려 40대의 21.2%보다 높았다. 이러한 50대 투표율은 새누리당이 19대 국회 의석 과반을 확보하는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2012년 12월 대통령선거의 50대 투표율은 82.0%로 60세 이상 투표율 80.9%를 상회했다. 40대 투표율은 전국 평균 투표율과 같은 75.6%에 그쳤다. 최근 선거에서 50대 투표율이 60세 이상보다 높은 사례는 2012년 대선이 처음이었다. 50대의 높은 투표율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밑거름이 됐다.

◆2012년 대선 투표율 최고는 50대 =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50대의 높은 투표율이 아니었다면 고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50대가 실질적인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셈이다. 그렇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50대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인가. 54.5%의 투표율을 기록한 2012년 총선과 비교해보자.

안전행정부가 밝힌 이번 지방선거의 50대 유권자는 2012년 총선 대비 0.9% 늘어난 19.7%로 사상 최대 규모다. 반면 40대는 21.7%로 2012년보다 0.2%p 줄어들었다. 50대 이상 유권자는 41.4%로 2012년 총선의 39.5%보다 1.9%p 늘어났다.

2012년 총선의 50세 이상 투표 비중은 47.7%다. 50대 이상 유권자의 증가와 상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감안하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50세 이상 투표 비중은 사상 최초로 50%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투표인 중위 연령(19세 이상 투표자를 일렬로 나란히 줄을 세웠을 경우 가운데 나이)도 사상 최초로 50세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2012년 지방선거의 유권자 중위 연령은 45세였지만 투표인 중위 연령은 49세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2012년의 총선과 비슷한 연령별 투표율을 보인다면 유권자 중위 연령은 46세이지만 투표인 중위 연령은 50세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표적집단토의가 민심 파악에 효과적 = 50대 이상 투표인 비중이 50%를 넘어서고 투표인 중위 연령이 50세를 기록하게 되면 50대의 캐스팅 보트 역할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제 모든 선거에서 50대 표심은 곧 승패를 가르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50대는 초반 연령대와 후반 연령대로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50대 초반은 여론조사 응답률이 20~30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침묵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비해 50대 후반은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의 승부처는 50대 초반인 50~54세 구간이다. 이들이 대거 투표장에 나가 박근혜정부를 심판하거나 아예 투표를 포기한다면 야당이 유리할 것이다. 2012년 총선, 대선과 마찬가지로 이들이 박 대통령 지키기에 나선다면 여당이 선전을 펼칠 수도 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이들의 표심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여론조사에 잘 드러나지 않는 특정 연령에 대한 민심 파악에는 '표적집단토의(FGD·Focus Group Discussion)'가 효과적이다. 같은 연령 구간의 일반 유권자 6~7명 정도의 그룹을 구성해 여론을 알아보는 기법이다. FGD는 후보들의 인지도가 약한 선거 초기에는 실익이 크지 않지만 막판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시기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엄경영 디오피니언 부소장 '100% 당선 키워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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