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외면하고 골프친 단체장

2015-06-16 10:53:30 게재

경북 A기초단체장 시의원·사업가 회동

메르스사태로 정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경북지역의 한 지방자치단체장이 사업가, 기초의원 등과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돼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북도내 A단체장은 일요일인 지난 14일 오후 1시 30분쯤 경북 구미시 소재 S골프장에서 지인 3명과 함께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S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복수의 제보자에 따르면 A단체장은 이날 1시 10분쯤 이 골프장 클럽하우스에 도착해 일행 3명을 기다리다 1시 25분쯤 골프를 치기 위해 '티박스'로 이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단체장 일행이 '티박스'로 이동하는데는 골프장 직원이 안내하는 등 특별의전을 받기도 했다.

제보자 중 한명은 "A단체장이 클럽하우스에 먼저 도착해 나머지 일행 3명을 기다렸고 단체장이 골프공으로 보이는 선물을 나눠 주는 것으로 보아 3명의 동반자를 접대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해당 단체장의 비서실 관계자는 "평소 알고 지내는 사업가가 포항시의원 등과 함께 골프장에 온다고 해서 인사차 방문하는 일정만 알고 있다"며 "시장이 골프를 함께 쳤는 지 안했는 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A단체장은 15일 밤 전화로 "경북 성주군 사업가, 포항시의원 등과 골프를 쳤다"며 "양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초자치단체장 3선인 A단체장은 경북도지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데 최근 인근 기초지방자치단체의 각종 행사에 자주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단체장이 소속된 경북의 모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난 3일 메르스 의심환자 4명이 발생해 비상이 걸린 곳이다. 이 지역 고등학생인 6명은 지난달 29일 경기도 취업박람회에 참석한 후 경기도 평택의 모병원에서 건강진단을 받았으며 이들 가운데 4명이 지난 3일부터 기침과 발열 증상을 보여 격리조치했으나 다행히 음성으로 판정됐다.

A단체장은 지난 5일 고교생 메르스 의심환자 발생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심각한 수준이 아니고 정부에서 별도의 지침이 없기 때문에 행사의 취소나 연기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조근래 구미경제정의실천연합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 "메르스 사태로 인한 주민 불안과 공포는 남의 일처럼 본 부적절한 행동이며 시민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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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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