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메르스 확진환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대구시 남구 대명3동에 근무하는 A(52)씨는 지난 13일부터 발열 증세를 보여 집에서 휴식하다 15일 남구보건소를 방문해 1차 유전자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으로 나와 대구의료원 음압병상에 격리됐다. 16일 새벽 질병관리본부의 2차 검사에서도 양성이 나와 대구 첫 메르스 확진환자로 판정됐다. A씨는 남구 공무원인 부인(47)과 아들(16), 장모와 처남 등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데 A씨의 가족 4명은 1차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고 특별한 증상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A씨는 지난달 28일과 29일 어머니와 함께 삼성서울병원 제2응급실을 방문해 병원 복도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28일 오후에는 어머니의 병실을 구하지 못해 현대아산병원 응급실을 방문하기도 했다. A씨는 같은 달 29일 출근해 발열과 오한 등의 증상이 나기 시작한 13일 이전까지 정상 근무했다.

특히 A씨는 삼성서울병원을 함께 방문했던 누나(대전 거주)가 지난 3일 발열증세를 보이다 10일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았는데도 보건당국에 삼성서울병원 방문 사실을 알리지 않고 근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시가 정부의 감염병원 공개 후 실시한 삼성서울병원 방문자 조사에도 신고하지 않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누나가 메르스 증상을 보인 3일 전후나 확진자로 판정된 10일에는 A씨가 최소한 보건당국에 신고를 했어야 했는데 왜 무책임하게 행동했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A씨가 근무한 대명3동 주민센터를 폐쇄하고 14일 들른 대명5동의 공중목욕탕을 임시휴업하도록 했다. 대명3동 주민센터에는 13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목욕탕 종업원 2명도 자가격리조치했다. A씨가 방문한 이 목욕탕에는 당시 1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A씨는 주민센터에서 경로당 관련업무와 청소년 후원 및 결연업무 등의 업무를 맡고 있어 메르스에 취약한 민원인과 많은 접촉을 한 것으로 드러나 대량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발병 이전 지인들과 회식을 하며 술잔을 돌리는 등 여러 사람들과 밀착접촉을 한 것으로 드러나 메르스 확산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도 높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시는 A씨가 13일 이후에는 공중목욕탕을 간 것 이외에 휴가를 낸 15일 오전까지 자택에 머물렀다는 점을 주목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2일까지 A씨 행적을 복원해 밀착접촉자를 찾고 있다.

정태옥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A씨가 13일 이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발현되지 않아 스스로 건강을 점검하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어 12일까지 A씨와 접촉한 민원인과 지인 등을 추적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1차 음성 판정된 가족 4명은 자가격리조치했지만 48시간 후 2차 검사 결과를 보고 추후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A씨의 아들이 재학 중인 협성중학교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구시교육청은 15일 오후 남구보건소로부터 A씨의 메르스 증상 발현 사실을 통보받고 아들을 귀가조치해 자가격리하도록 했다.

시교육청은 1차에서 음성으로 나왔지만 2차 결과를 보고 학교?l 휴업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며 예방차원에서 15일 저녁부터 철야로 협성중과 인접한 경복중과 협성고에 대한 방역 조치를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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