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증시 사드 충격' 줄이기 안간힘

2017-03-09 10:44:54 게재

'보복 영향적다' 잇따라

투심회복 겨냥 낙관 전망

증권사들이 '중국의 사드보복이 증시는 물론 관련 종목에도 큰 영향이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잇따라 내고 있어 주목된다.

사드 충격이 적을 만한 종목을 골라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투자심리 회복을 꾀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보복과 함께 차갑게 식어버린 투자심리에 온기를 불어 넣기 위한 궁여책으로 풀이된다. 증시만큼은 사드 충격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삼성증권은 9일 "주한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가 반도체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 주가 반등을 점쳤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자국 내 한국 기업의 유통과 한국 소비재 수입, 한국으로의 관광을 규제하고 있는데 이런 규제는 주변 이해국가의 반작용을 불러일으키며 오래 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황 연구원은 "중국의 산업 고도화를 위한 제조 2025의 핵심은 수입이 제일 많은반도체의 기술 국산화"라며 "중국이 고속철도의 성공적인 확산 사례와 같이 반도체에서도 한 단계 기술을 확보하려면 SK하이닉스, 도시바, 마이크론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도 이날 국내 음식료업체들이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 내 사업환경 악화에 따른 실질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음식료업종은 내수시장 위주여서 주요 10개 기업 합산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3%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음식료업종 내 중국 매출 비중이 10%를 넘는 기업은 오리온이 유일하고 다음으로 농심이 7.7% 수준"이라며 "그 외 기업의 중국 매출 비중은 2∼3%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드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의 중국 매출 비중은 각각 3.6%와 2.4%에 그친다"며 "롯데제과는 작년 중국에서 12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중국 사업 기대감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박애란 연구원은 "중국 매출 비중이 큰 오리온에 대해서도 사드배치 관련 불확실성보다는 웰빙 트렌드 확산과 간식류 대체재 다양화 등 제과시장의 변화와 관련된 근본적 우려 요인이 크다"며 이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 '중립'(hold)과 목표주가 72만5000원을 유지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롯데제과의 중국 사업 자본이 많이 줄어들어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당국의 보복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제과가 지분을 보유한 롯데 상하이 푸드(Lotte Shanghai Foods)를 포함한 8개 중국 법인의 장부가액은 지난해말 300억원대로 추정된다"며 "실적 부진으로 중국 사업의 자본은 연결 영업이익의 2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 사업의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고정비 부담도 줄었기 때문에 사드 여파로 인해 롯데제과가 주주로서 책임져야 할 부정적 영향의 강도는 제한적일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롯데제과는 중국 사업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큰 롯데쇼핑의 지분 7.9% 등 계열사 주식을 많이 갖고 있어 사드 이슈는 주가에 간접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주가는 카자흐스탄과 파키스탄에서의 고성장 지속 여부, 그룹 지주사 전환, 비상장 자회사의 기업공개(IPO)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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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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