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세지는 중국 사드보복

롯데 국내외 전사업장 '흔들'

2017-03-09 00:00:01 게재

롯데마트 56곳 영업정지 … 면세점 롯데월드 식품 화학 등 전방위 압박

중국의 사드보복이 갈수록 강도를 더하고 있다. 부지를 제공한 롯데의 경우 롯데마트를 넘어 롯데케미칼·롯데제과·롯데알미늄·롯데칠성은 물론 롯데월드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다.

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중국내 롯데마트 16곳이 추가로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현재까지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중국 내 지점수는 모두 55곳으로 늘었다. 전체 롯데마트 중국내 매장수가 99곳인 것을 감안하면 이미 절반이상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셈이다.

영업정지 매장은 화동법인 51개(장쑤성 41개, 안후이성 4개, 저장성 4개, 산둥성 2개)로 집중됐고, 동북법인 2개(랴오닝성 2개)과 화북법인 2개(허베이성 2개) 등이다.

중국 내 한미 합작법인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허쉬와 롯데가 합작으로 설립한 롯데상하이푸드코퍼레이션 초콜릿 공장도 최근 중국 당국의 소방 점검을 받은 뒤 1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롯데상하이푸드코퍼레이션은 세계 최대 초콜릿 회사인 미국 허쉬사와 롯데제과가 합작해 만든 초콜릿공장으로, 허쉬 키세스, 허쉬 바 등을 생산한다.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은 대부분 중국에서 판매되며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로도 수출된다. 매출은 연 800억원 규모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칠성 음료 제품 역시 중국의 통관 중단 조치로 수출이 전량 지연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케미칼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중국 자싱과 싼장, 허페이에서 공장 4곳을 가동하고 있으며 상하이에는 판매 법인이 설치돼 있다. 대부분 연간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사업장으로 적지 않은 규모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지난해 세무조사 후 최근에는 중국 당국의 직접적인 움직임은 없다"며 "조만간 공장에 대한 소방점검 등 다양한 조치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의 국내 면세점을 비롯해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인기 방문지였던 롯데월드에도 고객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월드에 따르면 1~2월 롯데월드를 찾은 중국인 방문객이 전년 대비 약 20% 줄었다. 롯데월드를 한 해 찾는 이용자는 800만명 정도이며 이 가운데 160만명에 달하는 20%가 중국인이다. 단순 계산을 하면 두 달 동안 약 5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발길을 끊은 셈이다. 3월부터 한국 단체 관광 예약을 받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4월부터는 더 큰 폭으로 중국인 방문객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롯데의 중국 홈페이지는 사이버 공격으로 다운됐으며 현재까지도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앞서 지난 2일과 3일 중국인 이용객이 많은 롯데면세점의 홈페이지 및 인터넷면세점 홈페이지에도 접속 장애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면세점 측의 조사 결과 중국 해커들이 이틀 간 롯데면세점 홈페이지를 공격, 마비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첫날 발생한 문제의 경우 중국 현지 IP를 이용한 디도스 공격이었다. 사드 배치에 불만을 품고 의도적으로 외부 유입을 차단, 영업을 방해한 셈이다.

이밖에 인터넷 상에서는 한국산 제품, 한국 연예인 등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인기 한류스타 연예인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개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가하거나 "한국 여행을 판매하는 여행사가 있나없나 오늘부터 찾아보겠다" "까르푸에 롯데 물건을 판다, 가지말자" "버스를 타니 손잡이에 한국기업 광고가 있어서 손잡이를 잡지 않고 탔다" "맨얼굴로 다니더라도 한국산 화장품으로 절대 화장하지 않겠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중국의 불매운동으로 롯데가 한국 재계 서열 5위 자리를 잃었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떠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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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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