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투비디오’ 손정우 미국 송환 요구, 시험대 오른 정부

2020-04-03 10:44:14 게재

“신속한 송환이 정부 진정성 보이는 길”

법무부측 “출소 전 협의 끝내려 노력중”

6개월 여아의 성착취 영상물까지 취급했던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의 만기 출소가 약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미국 강제송환 협의를 신속히 하라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 정부가 디지털 성범죄 근절 의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손씨 송환이야말로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첫 관문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법무부측은 “출소 전에 미국와 협의를 끝내려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손씨의 미 송환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한 사람은 3일 오전 현재 18만 4000여명이다. 청원만료일이 2주 넘게 남았다는 점에서 답변요건인 20만명은 충분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청원인은 “청와대가 진정으로 여성 인권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성범죄자의 강제송환을 망설일 이유가 있겠느냐”면서 “법무부가 손씨의 미국 강제송환을 제대로 처리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손씨는 세계 최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사이트를 운영했지만 1년 6개월 형을 받아 디지털 성범죄자의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과 공조해 손씨를 적발한 미국 수사기관에 따르면 ‘웰컴투비디오’ 회원들은 사이트 내 포인트를 받기 위해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물을 업로드했다. 이 과정에서 아동들은 실제로 납치돼 성폭행을 당했다. 이 사이트를 통해 손씨가 얻은 부당이득은 밝혀진 것만 약 4억원에 달한다.

청원인은 “손씨는 돈세탁 등으로 이미 충분한 도피자금을 보유했을 것”이라며 “이대로 출소시키면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 단체들도 손씨의 신속한 미국 송환 요구에 목소리를 보태고 있다.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탁틴내일’의 이현숙 상임대표는 “웰컴투비디오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대량으로 취급한 사이트인데도 운영자인 손씨는 물론 한국인 회원들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이런 사례들이 반복되다 보니 텔레그램 n번방같은 사건이 반복된 것”이라면서 “손씨를 신속하게 미국으로 강제송환해 정부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2일 “미국 연방법무부와 협의중”이라면서 “손씨 출소 전에 맞추기 위해 발빠르게 노력하고 있지만 미국이 코로나19로 위기상황이어서 절차가 느리게 진행돼 우리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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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선 김선일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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