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조합이 산불을 보는 시각
"산불 피해목 잘라내 신재생에너지로 공급"
22일 조선일보에 최창호 산림조합중앙회 회장의 글이 실렸다.
글에서 최 회장은 "최근 연달아 발생한 대형산불은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남기면서 산림이 삶의 터전이자 일터라는 것을 새삼 각인시켰다"며 "산림이 불타오른 자리에서 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계가 막막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과연 그럴까? 최 회장은 이 글에서 "전국 산림조합은 산불 피해를 입어 가치를 잃거나 병해충 산란처가 되는 피해목을 수집·가공해 신재생에너지원으로 공급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대응하기도 한다"고 썼다.
2019년 속초산불과 강릉 옥계산불, 2020년 안동 풍천산불, 2021년 안동 임동산불 … 최근 들어 발생한 산불 피해지 모두 피해목 싹쓸이 반출로 민둥산이 됐다.
산불 피해목 반출은 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산불이 난 산에 거미줄 같은 임도를 내고 온갖 중장비를 동원해야 한다. 피해목을 끌어내리는 과정에서 표토가 훼손되면 산림 복원은 그만큼 더 늦어진다.
심지어 낙동강 상류 임하호 바로 옆 산불현장도 최근 피해목 반출로 완전 벌거숭이가 됐다. 이곳은 응회암이 풍화된 점토 성분의 급경사 지대다. 여기 점토 성분은 너무 미세해서 폭우 때 임하호로 흘러들어가면 흙탕물이 최소 3년을 간다.
이런 고민도 안하고 산불 피해목 수집에만 관심이 있는 산림조합은 산불 피해지에서 손을 떼야 한다. 산림청은 2000년 사회적 합의로 만들었던 '산불 피해지 복원 매뉴얼'을 다시 꺼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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