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대한민국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부터"(2)
이태원 유족이 본 세월호참사
"당시 함께 분노 못한 것 후회"
"재발 막으려면 진상규명부터"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재발 방지책이 마련됐더라면 우리 아이를 지킬 수 있지 않았을까요."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전국에서 추모행사가 열리던 16일 오후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서울광장 시민분향소를 지키고 있던 고 최보성씨의 어머니 김숙희씨는 이같이 반문했다. 최씨는 지난해 10월 29일 생일을 맞아 친구들과 이태원에 식사를 하러 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김씨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는 것을 처음 알게됐다"며 "그동안 세월호 유족들과 함께 해주지 못한 게 너무나 미안하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9주기에 만난 이태원 유족들이 자신들보다 8년 전 똑같은 아픔을 겪은 세월호 유족들에게 전한 마음은 '미안함'이었다. 그 안에는 남의 일로만 생각하고 힘이 되어주지 못한 탓에 이태원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회한도 담겼다.
이날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기억식에 영상발언으로 참여한 고 박가영씨의 어머니 최선미씨도 "세월호 참사 때는 슬퍼하기만 했다"며 "그때 더 적극적으로 행동을 하고 분노했더라면 내 아이를 지킬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안전대책을 내놓았지만 유족들은 불신하고 있었다.
김씨는 "제대로 된 안전대책을 마련하려면 참사의 원인부터 정확히 규명해야 하는데 정부와 여당은 사건을 덮고 숨기는 데에만 급급하다"며 "이태원도 9년이 되도록 진상과 책임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 세월호처럼 되지 않을까 솔직히 두렵다"고 말했다.
고 이지영씨 아버지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상규명이 중요하다"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을 통과시켜 독립적인 진상조사 기구를 만들고,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모든 의혹을 밝힐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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